[조선일보 제공] 이젠 월드컵도 '3D(3차원)' 입체영상으로 즐기는 시대가 왔다. 3D 중계는 한 물체를 두 대의 카메라로 찍어 3D용 TV화면에 동시에 송출, 시청자들이 특수안경을 끼고 2개의 화면이 조합된 입체적인 영상을 보는 방식이다.
지난 6일 미국의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세계 최초로 남아공월드컵 경기를 3D TV로 생중계하겠다"며 "개최국 남아공과 멕시코가 격돌하는 6월 11일 개막전이 3D 방식으로 처음 중계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다국적 전자기기회사 소니(Sony)도 이에 발맞췄다. 소니는 FIFA(국제축구연맹)와의 업무 제휴를 통해 이번 월드컵에서 소니 장비를 사용해 촬영·편집한 25경기의 3D 하이라이트 영상을 남아공 7대 도시에서 축구팬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지성(한국), 메시(아르헨티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등 수퍼스타들이 눈앞에서 공을 차는 듯한 모습을 TV에서 보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처럼 중계방송 기술과 월드컵은 함께 진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2년 칠레월드컵에서 처음으로 경기 녹화필름이 남미 대륙에서 유럽으로 공수된 이후 월드컵 중계는 발전을 거듭했다.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중계에선 최초로 경기 리플레이 비디오테이프가 사용됐고, 1970년 멕시코월드컵에선 드디어 인공위성을 이용한 생중계가 전 세계 100개국에 송출됐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선 보다 선명한 화질로 경기를 즐길 수 있는 HD 중계방식이 사용됐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 이르자 월드컵을 집에서 본다는 것은, 시청자 연인원이 약 350억 명에 이르렀을 정도로 전 세계인의 일상이 됐다. 여기에 남아공월드컵에선 모바일 중계서비스도 추가된다. 니콜라 에릭손 FIFA TV담당 이사는 "이번 대회에서 휴대전화 서비스로 더해질 시청자 연인원만 수억 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청 인구의 증가는 자연스레 FIFA의 중계권 수입으로 이어진다. 남아공월드컵 중계권 총 수입은 약 27억달러. FIFA는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의 중계수입액을 합친 금액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라고 발표했다.
FIFA의 중계권 수입으로 대회의 '판'도 덩달아 커졌다. 지난달 4일 FIFA가 확정한 남아공월드컵 총상금은 4억2000만달러(약 4733억원)로 2006년 월드컵 총상금(2억6140만달러)보다 약 61%나 늘어났다. 우승팀은 본선 진출에 따른 '기본급' 100만달러에 우승상금 3000만달러를 합친 총 3100만달러의 큰돈을 거머쥔다. 16강 진출에 실패하더라도 돈 걱정은 없다. 기본급 100만달러에 조별 예선 3경기 출전금 800만달러를 더한 총 900만달러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