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이날 오전 서울 청담동의 매니지먼트사 ‘티골프스튜디오’에 인사차 들른 신지애는 사진촬영 요청에 잠시 망설이다 평소의 수수한 모습을 그대로 노출했다.
“요즘 체력훈련에 열중하느라 힘들었고, 잠도 많이 못 자 얼굴도 부었는데…”라던 신지애는 “대신 예쁘게 나온 걸로 써주셔야 한다”며 해맑게 웃어보였다.
신지애가 새벽까지 챙긴 짐은 무려 50여박스. “골프클럽은 기본이고요, 주로 공·장갑 등 용품인데도 챙길 게 계속 나와요.” 그 많은 짐을 다 어떻게 운반할까 싶을 정도.
“제가 이전까지는 주로 대회 출전 위주로 겨울철을 보냈거든요. 동계훈련이라고 딱 부러지게 계획을 짜고 해외로 나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러다 보니 짐이 많아질 수밖에….
LPGA투어 진출은 예고된 일이었지만 막상 짐을 챙겨 한국을 떠나는 기분은 어떨까. “아직 제대로 준비를 못했는데, 벌써 출국해야 한다니 조금 긴장돼요.” 지금까지 담담함을 잃지 않았던 신지애의 솔직한 표현이다. 완벽을 추구하는 그의 성격에 비춰 지금까지 준비상황은 100% 만족상태가 아닌가 싶다.
“호주에 가서는 훈련에만 몰두할 예정입니다. 대회에도 출전하지만 그 준비가 아니라 모든 일이 훈련 위주로 돌아갈 거예요.”
LPGA에 데뷔하면서 미국에 거처를 마련하려던 신지애는 올해 집 구입계획을 접었다. “한 시즌은 그곳 사정을 살피고 사야겠어요. 집을 산다니까, 동료와 선배 언니들이 서로 자기 집을 사래요.” 또 한번 눈이 작아지고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새 후원사 선정 접촉은 매니지먼트사 측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 티골프스튜디오 전현숙 대표는 “조만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인식땐 우리가 호주로 날아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세계 최고가 되는 게 꿈”인 신지애의 첫해 목표는 딱 하나, 신인왕이다. 하지만 AP 등 외신과 골프전문가들은 “신인왕과 올해의 선수상을 동시에 석권할 무서운 신인”이라며 기대하고 있다.
경제난에 위축된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리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지애는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며 비행기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