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오는 허정무 감독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지난해 12월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뒤 올 해 4차례 남북전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10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 스타디움에서 북한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경기를 치른 ‘허정무호’가 1-1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허정무 감독은 “경기 내용이나 결과,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였다. 밀집 수비를 제대로 뚫지 못한 것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면서 “밀집 수비는 언제나 힘든 상황인데다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북한에 말려들었다”고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대표팀은 지금 세대 교체의 시점에 있다. 젊은 선수들을 얻어낸 것이 소득이다”는 허정무 감독은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선수들이 부담감을 느껴 경직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게다가 예상치 못한 부상도 ‘허정무호’의 악재로 작용했다. 훈련 내내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했던 신영록(수원)과 이청용(서울)이 각각 허벅지, 사타구니 부상으로 북한전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결국 계획과는 달리 최성국(성남)과 조재진(전북)이 선발 출전했다.
허정무 감독은 “갑작스런 부상 등으로 마음먹은 대로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원래 최성국은 조커로 활용할 생각이었는데 선수들의 부상으로 선발 출전 시켰다. 상대 수비가 워낙 밀집됐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플레이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5팀이 하는 풀리그에서는 기복도 있고 고비도 있기 마련이다. 어떻게 보면 어웨이에서 비겼다는 것이 나쁠건 없다”고 애써 아쉬움을 감춘 허정무 감독은 “첫 경기를 비겼다고 실망하지 않고 반드시 본선에 나가겠다. 중동 팀에 대해서도 세밀한 분석과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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