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조선일보 인터뷰 갤러리 'one'에서 만난 윤아는 자신들의 의미를 '피로회복제'로 정의했다. "어른들은 직장 생활을 하며 피곤할 때 저희들 노래하는 장면을 보시게 된다고 하던데…. 저희는 '피로회복제' 같은 존재 아닐까요?"
소녀시대는 작년 말 대선배 이승철의 89년 히트곡 '소녀시대'를 리메이크해 성공을 거뒀다. '삼촌 팬'들이 무섭게 증가한 계기. 라이벌 원더걸스의 '텔미'가 80년대 스타일의 중독적 후렴구와 안무로 나이와 계층을 초월한 사랑을 받았다면 이들은 아예 30~40대의 추억이 서린 곡을 직접 부르는 전략을 택했다.
하지만 대중적 호응은 분명 '텔미'가 한발 앞섰다. "배 아프지 않았느냐?"고 하자 정색한다. "웬걸요. 저희도 쉬는 시간에 '텔미' 춤 따라 하느라 정신 없었는데요. 안무가 참 따라 하기 편했죠. 저도 '텔미'의 열렬한 팬 중 하나였어요."
윤아는 "원더걸스의 데뷔가 소녀시대보다 8개월 빠르다"며 '원더걸스 선배님'이란 호칭을 썼다. "두 팀이 함께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면서 걸 그룹들이 주목받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튀어야 성공할 수 있는 연예계에서 멤버들 간 경쟁 심리는 당연하다. 그는 "저희도 사람인데 경쟁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그래도 한 사람이 뜨면 소녀시대 전체가 뜬다는 생각이 앞선다"고 했다. 간혹 말다툼도 벌어진다. 그러나 "굳이 화해할 필요 없이 하루만 지나면 다 풀어진다. 친자매 같은 사이라 그렇다"고 했다.
"아이돌 그룹은 결국 기획사의 상품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고 하자 눈을 동그랗게 뜬다. "저희 정말로 이 일을 하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죠. 그렇게 말씀하시면 서운해요. 회사는 저희를 도와줄 뿐이지 진로를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생글거리는 웃음을 잠시 접어둔 그는 아이돌의 비애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작년 수학여행에 우리 반에서 저 혼자 가지 못했어요. 기념사진을 보며 쓸쓸했죠. 친구들은 제 생활을 부러워하지만 저도 소녀시대가 되기 위해 많은 걸 포기했어요. 그 중 가장 큰 게 바로 학교 생활, 그리고 자유예요." 남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스타 소녀에게도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는 세상 이치는 어김없이 적용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