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LPGA 투어 최소 승수…체면 구긴 한국 여자골프

양희영·유해란·김아림 3승 합작…2011년 이후 최소
2022년 4승·2023년 5승 등 승수 점점 줄어
유, 1타 차로 베어 트로피 ‘실패’…주요 타이틀 무관
올해 최강자는 7승 휩쓴 세계랭킹 1위 코다
  • 등록 2024-11-26 오전 6:00:00

    수정 2024-11-26 오전 6:00:00

메이저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제패한 양희영(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넬리 코다(미국)가 최강자의 면모를 과시한 가운데, 한국 여자골프는 3승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에서 열린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1100만 달러)을 끝으로 2024시즌 LPGA 투어가 막을 내렸다. 올해 LPGA 투어는 33개 대회에서 20명의 챔피언을 배출했고, 그중 한국 선수 우승자는 3명이 탄생했다.

한국 선수의 시즌 첫 우승은 다소 늦은 6월에 나왔다. 양희영이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제패하면서 만 34세의 나이에 첫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특히 양희영은 이 우승으로 파리올림픽 출전 막차를 탔다. 파리올림픽 출전 선수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이 끝난 다음날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 따라 정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랭킹 15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출전이 가능했고, 양희영은 올림픽 출전권을 주는 마지막 날 세계랭킹이 25위에서 5위로 올라 극적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9월 FM 챔피언십에선 유해란(23)이 연장전 끝에 고진영(29)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LPGA 투어 2년 차를 맞은 유해란의 활약은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뛰어났다. 26개 대회에서 1승을 포함해 ‘톱10’을 13차례나 기록했고, 개인 타이틀 부문에서도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유해란은 한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CME 글로브 2위(2888.392점), 올해의 선수 4위(124점), 최저 타수상인 베어 트로피 4위(70타), 상금 랭킹 5위(281만 4903달러·약 39억 3000만원) 등 개인 타이틀 부문에서 대부분 상위권을 기록했다.

유해란은 시즌 최종전까지 후루에 아야카(일본)와 베어 트로피 경쟁을 벌였지만 타이틀을 후루에에 내줬다. 평균 타수 1, 2위인 티띠꾼과 코다가 규정 라운드를 채우지 못해 유해란과 후루에의 2파전으로 경쟁이 좁혀진 상황. 베어 트로피는 1타 차이로 주인공이 가려졌을 정도로 치열했고 유해란으로선 아쉬움이 더 컸다.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유해란과 후루에가 나란히 3언더파를 쳤다면 공동 수상이 가능했다. 유해란은 3타를 줄이고 경기를 끝낸 뒤 후루에의 결과를 기다렸다. 후루에가 유해란보다 1타를 더 줄인 4언더파를 쳐 후루에에 베어 트로피가 돌아갔다. 최종 평균 타수는 후루에가 69.99타, 유해란이 70타다.

이후 이달 초 롯데 챔피언십에서 김아림(29)이 3년 11개월 만에 정상에 오르며 한국 선수들이 3승을 거뒀다.

FM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유해란(사진=AFPBBNews)
다만 이는 유소연, 최나연, 박희영이 3승을 합작한 2011년 이후 13년 만에 기록한 한국 선수들의 LPGA 투어 시즌 최소 승수여서 씁쓸하다. 2022년 4승, 2023년 5승, 올해 3승 등 최근 우리 선수들의 LPGA 투어 활약도가 점점 옅어지고 있다.

올해 LPGA 투어 최강은 세계랭킹 1위 코다였다. 그는 1월 LPGA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4월 메이저 셰브론 챔피언십까지 자신이 출전한 5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웠고, 홀로 7승을 쓸어담았다. LPGA 투어 폐막을 한 달 남기고 일찌감치 올해의 선수상을 확정했다.

하지만 우승 상금이 400만달러(약 55억 9000만원)나 됐던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지노 티띠꾼(태국)이 시즌 상금 605만 9309달러(약 84억 7000만원)를 쌓아 코다(416만달러)를 제치고 상금 1위에 올랐다. 티띠꾼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보유하고 있던 LPGA 투어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436만달러)도 갈아치웠다.

베어 트로피와 신인상도 각각 후루에, 사이고 마오(일본)에 돌아가면서 한국 선수들은 주요 타이틀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따내고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을 제패하는 등 올해 4차례 정상에 오른 리디아 고(뉴질랜드)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양희영은 올림픽에서 동메달에 딱 1타가 모자라 공동 4위를 기록했다.
롯데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김아림(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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