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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선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린 지난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모처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구혜선은 올해 영화감독 자격으로 BIFF에 초청받아 영화제 전야제부터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 커뮤니티 비프 행사 등에 참석하는 등 영화제 기간동안 관객들과 열띤 소통 중이다. 그의 단편 영화 ‘스튜디오 구혜선’이 올해 커뮤니티 비프 부문 초청작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구혜선’은 뮤직 드라마 형태의 다큐멘터리다. 지난 2012년 구혜선이 제작, 감독한 장편영화 ‘복숭아나무’를 배경으로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낸 ‘복숭아나무’가 ‘그리고 봄’을 맞이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한 작품이다. 또한 구혜선이 직접 작곡한 피아노 뉴에이지 음악을 기반으로 제작 중인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를 축소한 형태로 러닝타임 15분의 단편영화다.
구혜선의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은 지난 2002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약 2년 만이다. 구혜선은 2년 전에도 영화감독 자격으로 커뮤니티 비프 부문에 초청돼 단편들을 상영하고 관객들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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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선은 ‘복숭아나무’와 부산국제영화제에 얽힌 개인적인 기억도 털어놨다. 그는 “‘복숭아나무’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경쟁 후보에 올라 상영회를 진행했었는데, 상영회 도중 상영 사고로 20분 만에 영화가 꺼져버린 일이 있었다”며 “제 작품을 보러 배우들과 친하게 지내는 감독분들, 관객분들이 많이 와주셨다. 상영 사고가 나서 다시 영화를 틀었는데 또 20분 만에 화면이 꺼지더라. 그렇게 관객분들이 40분을 기다리셨다. 더 기다리시게 할 수 없어 결국 상영을 포기했다. 주변 분들께선 ‘상영 사고가 나면 영화가 대박난다’며 응원을 해주셨는데 그렇게 잘 되지도 못 했다. 당시 영화 음악들까지 직접 다 작곡했던 터라 더 애착이 남고 기억에도 남는다”고 회상했다.
구혜선은 “영화제 프로그래머분들은 당시의 사고를 기억하시더라. 그땐 개인적으로 그 일이 비극적인 일로 다가왔는데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 그때 이후 보다 재미있는 영화로 상업적으로 흥행한 경우는 없었으니, 어떻게든 이 일을 버티고 있는 것 같다”며 “일단은 잘 버텨냈다는 생각”이라고 감회를 전했다.
특히 장편 다큐멘터리는 최근 세상을 떠난 반려견 감자와의 기억을 많이 그리고 있다고. 구혜선은 “영화를 편집하며 2년 만에 음악을 다시 듣는데 참 슬프더라. 저처럼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분들이 많으실텐데 그분들이 영화를 보시며 편안한 마음을 가지시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며 “사실 아이들과 감자를 보낸 뒤 ‘난 왜 태어났지’란 생각을 많이 했다. 다른 사람들도 있는데 왜 하필 나로 태어난 걸까 한참 생각하다 깨달았다. 아이들을 보낸 뒤 ‘아 내가 너희들 때문에 태어났구나’ 그런 생각들도 영화에 담겨 있다”고 고백했다.
한편 구혜선은 커뮤니티 비프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이자 올해는 두 가지 버전으로 찾아오며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는 ‘취생몽사2: 한성파티시네마’에도 이야기 손님으로 참석을 예고해 영화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특별한 추억을 쌓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일 개막해 오는 11일까지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