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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이은혜(29·대한항공),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가 팀을 이룬 한국 여자 탁구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8일 오후 10시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중국과 단체전 결승 티켓을 놓고 다툰다.
대표팀은 앞서 16강전에서 브라질을 매치점수 3-1로 이긴데 이어 8강전에선 복병 스웨덴을 3-0으로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여자 탁구대표팀이 올림픽 단체전 4강에 오른 것은 2012 런던올림픽 이후 12년 만이다.
탁구 단체전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당시 당예서, 김경아, 박미영이 주축이 된 여자 대표팀은 3위 결정전에서 일본을 누르고 값진 동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대표팀은 이후 단체전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4년 뒤 2012 런던 올림픽에선 김경아, 석하정, 당예서가 힘을 모아 4강까지 올라갔지만 중국에게 0-3으로 패하고 3위 결정전에서도 싱가포르에게 져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리우) 올림픽과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은 8강에서 좌절했다. 리우에선 싱가포르에게 2-3으로 덜미를 잡혔고, 도쿄에선 중국계 선수들로 무장한 독일에게 패했다. 당시 17세였던 신유빈도 단체전에 참가했지만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단체전이 더 기대되는 이유는 복식이 있기 때문이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세계랭킹 2위다. 모든 종목을 통틀어서 가장 경쟁력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복식 사상 첫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중국도 참가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한국 탁구에 21년 만의 금메달을 선물했다.
물론 중국은 여자복식도 강하다. 세계랭킹 1위 천멍-왕만위 조가 이번 대회에서도 단체전 복식을 책임진다. 올해 5월에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사우디 스매시 2024 결승에서 신유빈-전지희 조가 맞섰지만 0-3으로 패했다.
그래도 가장 믿을 구석은 신유빈-전지희 조다. 복식 1경기에서 중국을 잡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올림픽 단체전은 5전 3선승제로 짧게 진행된다. 한 번 분위기를 타면 이변도 가능하다.
중국 출신으로 2011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전지희는 자신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인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간절히 원하는 이유가 따로 있다. 바로 신유빈을 비롯한 후배들 때문이다.
전지희는 “(신)유빈이가 여러 국제대회에서 랭킹을 끌어올린 덕에 이번 대회에서 좋은 시드를 받을 수 있었다”며 “이번에 메달을 따낸다면 후배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올림픽 도전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람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단체전에서 단식 두 경기를 책임지는 이은혜도 신유빈-전지희 복식조가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첫 단식은 부담이 있는데, 앞에서 복식을 말도 안 되게 쉽게 이겨줘서 나도 자신감 있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의 벽을 넘을 수 있다면 더 높은 목표도 가능하다. 설령 넘지 못해도 동메달을 차지할 기회는 열려 있다. 한국 여자탁구의 위대한 도전이 눈앞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