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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K팝 공연 전문 아레나’를 목표로 했던 CJ라이브시티가 8년 만에 결국 백지화됐다. 경기도가 지난 1일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 시행자 CJ라이브시티에 계약 해제를 통보하면서다. 이 소식을 접한 공연·가요계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K팝 열풍이 여전히 뜨겁고 K팝을 소비하는 수요도 상당한데 이를 뒷받침할 K팝 전용 공연장 설립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아티스트를 다수 보유한 한 K팝 기획사 관계자는 “K팝 전문 공연장 탄생을 손꼽아 기다려온 상황에서 이렇게 무산되니 허망하다”며 “공연장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 K팝 공연 산업이 점차 위축되고, 테일러 스위프트 등 글로벌 팝스타들의 한국 패싱이 고착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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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밸리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원 32만6400㎡ 규모 부지에 K팝 전문 아레나(CJ라이브시티)와 스튜디오, 테마파크, 상업·숙박·관광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6년 협약을 체결한 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네 차례에 걸쳐 사업 계획이 변경됐고 인허가 등 행정 절차가 지연됐다.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의 핵심인 CJ라이브시티는 2021년 10월 착공에 들어갔다. 하지만 원자재 비용 상승과 한국전력의 대용량 전력 공급 유예 통보 등 악재들이 겹치면서 공사가 중단됐고, 이번에 결국 무산됐다. CJ라이브시티 측은 “그동안 국내에 미비했던 문화 콘텐츠 산업의 랜드마크 시설이자 문화·관광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기반 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며 “하지만 제도적·행정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못한 현 상황에 대해 매우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K팝 기획사들은 1만석 이하 공연장인 잠실 실내체육관, SK핸드볼경기장, 장충체육관 등에서 금·토·일 3회 공연이나 하루 2회 공연을 개최하는 방식으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 해결 없이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대관 경쟁이 심화되고 결국 대관 비용만 치솟아 공연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대안으로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인스파이어 아레나(1만 5000석 규모)가 떠오르고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아티스트와 관객의 선호도가 낮은 편이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서울 중심부에서 왕복 기준으로 3시간가량이 소요된다. A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서울 중심부까지 가는 시간이 한 시간 반 정도가 걸리는데, 이는 비행기를 타고 일본 후쿠오카에 가는 거리와 맞먹는 시간”이라며 “공연 인프라는 좋지만 접근성 면에서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고 짚었다.
서울아레나, 세계 최초 K팝 전문 아레나 될까… 본격 착공
경기도는 CJ라이브시티 무산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K콘텐츠 특화 복합문화단지’라는 이름의 공영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마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문화 사업 중에서도 특히 공연 분야는 전문성과 노하우가 매우 중요한 영역인데 공공개발 방식으로는 한계가 극명하다는 지적이다. B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공연장은 방대한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 사업인데 공공 주도로 원만하게 이뤄질지는 의문”이라며 “국내에는 공연장을 운영하는 전문 기업이 없는 상황인데, 자칫 토종 기업을 내치고 외국 기업에 운영권을 넘겨주는 일이 발생하는 건 아닐지 우려된다”고 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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