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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호주 시드니에서 전지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예원(21)의 말이다. 이예원은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왕·대상·최저 타수상 등 주요 개인 타이틀 3관왕을 차지하며 최고 선수 반열에 올라섰다. 이예원은 12월 단 한 달만 휴식을 즐긴 뒤 1월 초 호주로 출국했고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오고 있다. 2개월로 예정된 전지훈련 동안 부족한 롱 아이언 정확도와 퍼트에 정성을 쏟고 있다.
일과는 오전 5시 기상으로 시작한다. 5시 30분에 간단하게 아침을 먹은 뒤 라운드를 나간다. 약 4~5시간 동안 이어지는 라운드를 끝내고 점심 식사를 한 뒤에는 오후 6시까지 샷과 어프로치, 퍼트 훈련에 매진한다. 저녁에 빈스윙 등 나머지 연습을 하고 나면 해가 지기 일쑤다. 지난해 이같은 지옥훈련을 통해 성과를 얻은 이예원은 올해도 KLPGA 투어 최고 자리를 지키기 위해 묵묵히 훈련에 몰입하고 있다. 지난해 3관왕을 차지했지만, 임진희(26)에게 다승왕을 내준 대목이 못내 아쉬워서다. 이예원은 “올해는 4승 이상을 기록해 다승왕을 노려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예원 뿐만 아니라 모든 골프 선수에게 설 연휴는 없다. 지난해 910일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4승을 거둔 박현경(24)은 스윙 코치인 이시우 빅피쉬아카데미 원장과 함께 베트남에서 훈련하고 있다. 이시우 코치는 “박현경의 이번 전지훈련 목표는 비거리를 늘리는 것”이라며 “다운스윙 시 왼발을 딛고 회전해 완전하게 하체로 체중을 이동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경은 지난해 드라이브 샷 평균 238.30야드를 기록, KLPGA 투어 전체에서 57위를 기록했다. 2019년 데뷔 이후 꾸준히 비거리를 늘려 개인 최고 드라이브 샷 기록을 세우긴 했지만 투어에서 더 우승을 많이 하기 위해서는 비거리 증가가 필수라고 판단했다.
260야드 안팎의 드라이버 샷을 날리며 장타 신드롬을 일으킨 방신실(20), 황유민(21)은 태국에서 훈련하고 있다. 방신실은 2승, 황유민은 1승을 기록하며 루키 시즌에 우승 기쁨을 맛봤지만, 장타자의 숙명처럼 여겨지는 기복 있는 플레이가 아쉬웠다. 방신실은 드라이버 샷 정확도를 높이고 쇼트게임과 퍼트를 향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드라이버 티샷 아웃 오브 바운즈(OB)로 종종 우승 기회를 놓쳤던 황유민 역시 드라이버 샷 정확성에 공을 들인다.
7월 개막하는 파리올림픽 출전 경쟁에 나선 고진영(29), 김효주(29), 신지애(36), 양희영(35)도 각각 베트남과 태국, 호주, 미국에서 훈련에 한창이다.
고진영을 지도하는 이시우 코치는 “일관성 있는 스윙을 만들어 평균 스코어를 낮추는 게 올해 목표”라고 귀띔했다. 고진영은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163주 최장 세계랭킹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하반기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세계랭킹은 6위까지 떨어졌다.
세계랭킹 9위인 김효주(29)도 마찬가지다. 김효주는 앞선 도쿄올림픽에 고진영과 함께 출전했지만 메달을 따지 못하고 아쉬움을 삼켰다. 김효주는 이번에도 전지훈련에 개인 트레이너를 동행해 체력 훈련의 비중을 높였다. 그는 파리올림픽 출전과 더불어 지난해 아쉽게 놓친 LPGA 투어 최저 타수상 수상에도 다시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올림픽 출전 마지노선인 세계랭킹 15위를 기록 중인 양희영과 15위 이내 진입을 노리는 신지애(16위)는 설 연휴의 막바지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맞는다. 각각 미국과 호주에서 훈련하다가 15일 개막하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 출전을 위해 사우디로 이동한다.
이 대회에는 이소미(25), 성유진(24), 임진희(26), 김민별, 윤이나(21) 등 한국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