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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골프계 관계자는 고진영이 이달 초 제주도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경기 도중 기권한 일을 두고 이렇게 아쉬워했다. 그만큼 고진영의 이번 대회 출전을 두고 대회 전후로 주최 측이 선수보호와 배려에 소홀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고진영은 지난 7월 말 프랑스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 뒤 곧바로 귀국해 8월 초 후원사가 제주에서 연 KLPGA 투어 대회에 참가했다. 하지만 고진영의 이번 대회 참가를 두고 많은 전문가는 안타까워했다. 곧바로 영국에서 열리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에 참가할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들 전문가는 고진영이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에 무리하게 출전할 이유가 있냐고 반문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고진영이 대회 도중 탈이 나고 말았다. 결국 고진영은 대회를 기권하며 경기를 다 마치지 못했다.
고진영은 왜 무리하게 국내 대회에 참가한 것일까. 프로골퍼 선수가 한 대회에 참가하는 방식을 살펴보자. 보통 해외에서 활동하는 선수는 국내 대회 출전 시 선수 본인은 물론 매니지먼트 그리고 주최사와 상호 협의 후 결정한다. 이번 대회 주최사인 삼다수도 “고진영의 국내 대회 출전은 지난 5월에 결정됐다. 대회 흥행과 홍보를 위해 출전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주최사로서의 삼다수의 입장은 분명했다. 대회 흥행을 위해선 고진영의 출전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후원사로서의 삼다수 역할이었다. 삼다수는 이번 대회 주최사이자 고진영의 후원사 중 한 곳이다. 후원사로서 삼다수는 고진영의 대회 출전보다 메이저 대회에서의 선전을 응원했어야 했다.
무리하게 국내 대회를 출전하기보다는 현지에서 메이저 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더 현명했다. 후원사 삼다수는 현지에서 고진영의 컨디션을 관리하도록 지원했어야 했다. 그렇지만 주최사로서의 삼다수는 대회 흥행을 위해 고진영이라는 존재를 무시할 수가 없었다. 결과론이지만 삼다수의 이번 결정은 안타깝다. 삼다수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후원사로서 선수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결정을 내렸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