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 분)의 이야기를 담은 버디 액션 영화다. 1987년 레바논에서 발생한 한국인 외교관 납치 사건 및 구출 실화를 모티브로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해 각색했다.
영화는 1986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한국 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현지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되는 장면으로 오프닝을 연다. 그 후 1년 8개월 후인 1987년, 5년째 중동과를 벗어나지 못한 외교관 ‘민준’. 학벌 등 연줄, 재력 없이 외무고시 성적으로 외무부에 입사한 흙수저 외교관인 그는 상사에게 약속받았던 런던 발령마저 서울대 출신 후배에게 빼앗긴다. 사무실에 홀로 남아 화를 삭이던 민준은 밤늦게 퇴근하던 중 우연히 자신의 자리에서 울린 전화를 받는다. 자신이 20개월 전 레바논에서 실종된 외교관임을 알리는 암호 메시지였다. 소식을 접한 외무부는 그 전화가 피랍 사건으로 떨어진 여론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라 판단한다. 하지만 실패 시 그만큼 불어날 역풍과 책임이 더 클 것이기에 누구도 구출하겠다 나서지 못하는 상황. 민준은 외교관의 구출 작전에 자신이 참여하겠다고 선뜻 자원한다. 미션 성공 시 미국 발령을 장관에게 직접 약속받고 호기롭게 레바논으로 떠난다.
사실 올해 초 개봉한 ‘교섭’, 팬데믹 기간 개봉한 ‘모가디슈’ 등 한국인 피랍 및 공무원 구출 실화를 소재로 다룬 작품은 이전에도 있었다. ‘비공식작전’이 개봉 전부터 우려 섞인 시선을 받은 이유다.
다만 베일을 벗은 ‘비공식작전’은 이것이 기우에 불과함을 입증했다. 스토리의 조명 과정이 여타 작품과 달랐다. 이 영화는 피랍자가 처한 현실을 보여주기보단, 살아온 배경, 성격 모두 다른 두 사람이 생사의 위협을 함께하며 겪는 ‘관계 변화’에 더 집중한다. 몸값이 담긴 돈가방을 노리는 이들의 추격을 아슬아슬하게 빗겨나가는 두 사람의 투박한 듯 긴박감 넘치는 카체이스, 총격 액션이 촬영지인 모로코의 풍광과 어우러져 끊임없는 볼거리를 선사한다.
다행히 하정우와 주지훈의 열연과 앙상블이 서사적 빈틈을 훌륭히 메워준다. 두 사람의 케미는 이미 ‘신과 함께’ 시리즈 두 편을 함께하며 입증된 바. ‘아는 재료’의 조합이라도, 각자 맡은 캐릭터의 색깔과 관계 변화로 다양한 맛을 낼 수 있음을 이들은 몸소 보여줬다. 우여곡절의 상황에서도 피어오르는 두 사람의 티키타카와 맛깔나는 대사 표현이 중간중간 웃음을 유발한다. 김종수, 김응수, 박혁권 등 조연들의 열연과 개성도 작품의 매력에 힘을 더한다.
오는 8월 2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