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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9일 “한때 대형 걸그룹의 척도로 여겨지던 음반 판매량 30만장을 넘기는 팀들이 연이어 등장하는 등 걸그룹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며 “걸그룹 콘텐츠를 제작하는 투자 규모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대변하는 팀은 이달 1일 데뷔한 신인 걸그룹 뉴진스(NewJeans·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다. SM엔터테인먼트 출신 민희진 대표가 이끄는 하이브 레이블 어도어가 처음 론칭한 아이돌 그룹으로 화제를 모은 뉴진스는 데뷔 앨범을 위해 총 8편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공개하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으로 K팝 팬들을 놀라게 했다.
K팝 아이돌 그룹의 뮤직비디오 한 편을 제작하는 데 억대의 제작비가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호화 데뷔 프로모션이라고 할 수 있다. 자본력이 뒷받침된 대형 기획사이기에 가능한 행보다.
뉴진스는 ‘어텐션’(Attention), ‘하입 보이’(Hype Boy), ‘쿠키’(Cookie), ‘허트’(Hurt) 등 데뷔 앨범에 담은 전곡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어텐션’은 퍼포먼스 버전 뮤직비디오를 추가로 제작했고, ‘하입 보이’는 총 4가지 버전으로 만들었다.
물량공세를 데뷔 전부터 펼치기 시작했다는 점도 이채롭다. 뉴진스는 데뷔 앨범 음원을 공개하기 보름 전부터 일찌감치 완성해둔 각 곡의 뮤직비디오를 차례로 공개했다. 자본력을 갖췄더라도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면 선뜻 택하지 못했을 행보다.
이에 더해 8일 발매된 피지컬 음반은 선주문량만 44만4000장을 기록했다. 써클차트(구 가온차트) 집계 기준 올 상반기 음반 판매량 40만장을 넘은 걸그룹이 레드벨벳, 아이브, 엔믹스, 르세라핌 단 4팀뿐이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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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는 9월 중 새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며 이에 앞서 이달 19일 선공개곡 ‘핑크 베놈’(Pink Venom)을 발표한다. YG는 블랙핑크의 컴백을 알리면서 “YG 최고 제작비를 투입한 뮤직비디오가 두 편이나 나온다”고 예고했다. 이어 “세계 최정상 아티스트인 블랙핑크의 위상에 걸맞은 특별한 행보가 다수 준비됐다”면서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대형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밝혀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모드하우스는 JYP엔터테인먼트, 울림엔터테인먼트, 소니뮤직코리아 등 여러 기획사를 거친 정병기 대표가 이끄는 신생 기획사다. 트리플에스 론칭을 예고한 뒤 네이버 D2SF(D2스타트업팩토리), CJ 그룹 계열 벤처캐피탈인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지하고 GS리테일과 업무 협약을 체결해 주목받고 있다.
아직 멤버 수를 정확히 공표하지 않은 가운데 트리플에스에는 윤서연, 정혜린, 이지우, 김채연, 김유연 등 5명이 팀 합류를 확정한 상태다. 이들 중 이지우와 김유연은 MBC 걸그룹 서바이벌 ‘방과후 설렘’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바 있고, 김채연은 EBS 어린이 프로그램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 진행자 출신이다.
모드하우스는 이들의 데뷔 준비 과정을 담은 리얼리티를 비롯한 다채로운 사전 프로모션 콘텐츠를 제작해 사전 팬덤몰이에 공을 들이고 있다. 9일 6번째 멤버 합류를 예고하는 새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성시권 대중음악평론가는 “K팝 팬들의 눈높이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아이돌 시장은 갈수록 자본력 싸움이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