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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24)가 ‘대세’로 떠오르고도 마음고생으로 눈물을 흘려야만 했던 아픔을 뒤돌아 보며 이렇게 말했다.
박민지는 15일 경기도 용인시 수원 컨트리클럽 신코스(파72)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잡고 보기는 3개로 막아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한 박민지는 아마추어 황유민(19)과 황정미(23), 정윤지(22)의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해 KLPGA 투어에서 6승을 거두며 ‘대세’로 떠오른 박민지는 상금과 대상, 다승 등 개인 타이틀을 독식했다. 또 지난해 15억2137만4313원의 상금을 획득, 2016년 박성현(29)이 세운 KLPGA 투어 단일 시즌 최다상금(13억3309만667원)을 갈아치우고 신기록을 썼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대보하우스디 오픈 이후 우승 행진이 멈췄다.
300일 넘게 막혀온 우승 행진으로 박민지는 남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그는 “겨울 동안 그리고 올해 코로나19에 확진되고 중간에 기권하는 일도 생기면서 자주 울었다. 지난해 6승에 심취해 그걸 못 잊고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더는 지난해의 영광에 심취해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러면서 올해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1승을 목표로 세웠다. 그때부터 조금씩 조급함이 사라졌다”고 영광 뒤에 숨겨진 아픔의 시간을 털어냈다.
누구보다 우승이 간절했던 박민지는 이날 308일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개인 통산 11승 그리고 이 대회 첫 2연패를 모두 달성하며 기쁨을 두 배로 늘렸다. 타이틀 방어는 2020년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이 대회는 신인 시절부터 자신을 후원해온 NH투자증권이 주최하는 대회로 더욱 각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지난해에도 이 대회에서 시즌 2승째를 거두면서 상금랭킹 1위로 나선 박민지는 마지막까지 선두를 지켜 생애 처음 상금왕을 차지했다.
아마추어 황유민(19)과 함께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박민지는 6번홀(파4)까지 버디와 보기를 1개씩 적어내며 2타 차 2위로 밀렸다. 황유민은 이때까지 버디 3개에 보기 1개를 적어내 2타 차 선두로 나섰다.
박민지는 7번홀(파4)에서 그린 밖에 있는 공을 퍼터로 굴려 버디를 잡아내 분위기를 바꿨다. 1타 차로 추격한 박민지는 이후 9번(파4)과 11번(파5) 그리고 13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순식간에 2타 차 선두가 됐다. 황유민은 8번홀(파5)에서 버디를 뽑아냈으나 13번홀에서 보기를 해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경기 막판 15번(파4)과 17번홀(파5)에서 보기를 적어내 흔들렸던 박민지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파를 지켜 이 홀에서 보기를 한 황유민의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렸다.
2017년 최혜진(보그너 MBN여자오픈) 이후 4년 9개월 만에 아마추어 우승에 도전했던 황유민은 마지막 18번홀에서 티샷한 공이 디봇 자국 안에 빠지는 불운으로 연장의 기회를 놓쳤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100m가 되지 않았으나 공이 디봇 자국을 메우기 위해 뿌린 모래 위에 멈췄다. 여기서 친 두 번째 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그린 앞 벙커에 빠졌고,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으나 파 퍼트가 벗어나 우승을 내줬다.
황유민은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쳐 황정미, 정윤지와 함께 공동 2위, 신인 이예원(19)은 합계 8언더파 208타를 쳐 5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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