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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제20대 대통령 취임식과 함께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인수위원회에서는 글로벌 OTT에 대항해 토종 OTT에 대한 지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경쟁의 열쇠는 콘텐츠에 있는 만큼 이를 제작하는 중소제작사들과 스태프 처우에 대한 지원과 환경 개선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토종 OTT에 대한 지원은 대기업 중심으로 편파적인 지원이 될 수 있다”며 “OTT 플랫폼이 어느 나라 것인지 국적을 따지는 것보다 K콘텐츠 관점에서 정책을 고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배우나 제작진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고 그들이 더 많은 활동을 하면 K콘텐츠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수익적인 면도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에 토종까지, 경쟁 심화된 K콘텐츠 시장
OTT 공룡으로 불린 넷플릭스가 11년 만에 처음 가입자 감소를 기록하며 최근 주가가 폭락했다. 9일(현지시간) 넷플릭스의 주가는 173달러로 마감됐다. 2004년 10월 나스닥 상장 이후 18년 만에 하루 최대폭 하락을 기록한 지난달 20일의 종가 226달러보다 53달러가 더 빠졌다.
‘오징어게임’으로 재미를 본 넷플릭스는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한국에서 지난해보다 10편 가량 많은 25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5500억원을 투자한 것과 비교해 올해 투자금은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넷플릭스뿐 아니라 또 다른 글로벌 OTT 디즈니+, 애플TV+도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이어간다. HBO맥스, 아마존 프라임비디오도 국내 진출을 계획 중이다. 이런 가운데 새 정부까지 토종 OTT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디어·콘텐츠산업 컨트롤타워인 ‘미디어혁신위원회’를 설치하고 ‘K-OTT펀드’를 조성해 OTT 특화 콘텐츠 제작 지원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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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콘텐츠를 제작하는 현장 인력들도 이런 문제를 체감하고 있다. 한 제작 스태프는 “국내 콘텐츠 시장에 투자된 금액이 늘고 있다는데 현장에서의 처우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일자리가 많아졌다는 정도”라며 “오히려 플랫폼 경쟁이 심화할수록 현장에선 요구조건이 더 까다로워지고 (작품 완성) 납부기한이 당겨진 듯한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국내 콘텐츠 시장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만큼, 현장 역시 이 같은 성장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단순히 플랫폼이 글로벌 OTT이기 때문이 아니다. 토종 OTT가 성장하더라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플랫폼사와 제작사의 통상적인 계약 관계, 업무 구조 등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지원책을 현실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토종 OTT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그 지원이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이어지는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