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는 국대다', 전설들의 도전이 소환해낸 인생의 화양연화 [인터뷰]

MBN '국대는 국대다' 이효원 PD 인터뷰
"험난한 섭외 과정…방송 직후 출연 요청 전화도 와"
"후배들이 선배 예우하려 살살 경기? 시청자 오해"
"4월 개편, 깜짝놀랄 전설 라인업…다양한 장비 마련"
  • 등록 2022-03-18 오전 6:00:00

    수정 2022-03-18 오전 6:00:00

(사진=MBN ‘국대는 국대다’)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스포츠는 기록과 승패의 결과로 희비가 엇갈리는 냉정한 승부의 세계다. 철저한 법칙과 룰 안에 갇혀 있지만, 한치 앞길을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의 인생과 비슷한 경기 속 ‘각본 없는 드라마’에 우린 열광한다. 선수들의 승리를 보며 희미하게 남은 성공의 추억을 꺼내고, 경기에 진 선수들의 눈물을 느끼며 실패의 쓰라림에 괴로워 한 지난 순간들을 떠올린다. 스포츠는 그래서 인생이다. 지난 2월 20일 막을 내린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빛낸 선수들에게 보낸 국민의 응원과 눈물은 경기 하나를 위해 수년을 쏟아부은 선수들의 노력을 통해 우리의 인생을 투영한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시대를 풍미한 스포츠 전설들을 향한 동경도 마찬가지다. 전설들이 쌓아 올린 기적들을 되짚으며 그들이 보낸 인생의 화양연화와 시대의 한 조각을 느낀다. 삶에 지쳐 가슴에 묻은 지난 날 우리 모두의 화양연화를 추억할 기회를 마련한다.

베이징 올림픽 기간에 맞춰 방송을 시작한 MBN 예능 ‘국대는 국대다’는 전설로 남아 경기장에서 사라진 스포츠 ‘레전드’들을 또 한 번 소환하는 프로그램이다. 트레이닝 기회를 제공하고, 현역 스포츠 국가대표 선수들과 맞대결을 통해 그들이 한동안 잊고 지낸 경기장의 숨결과 땀, 선수 시절의 전성기를 상기시킨다.

한 시대를 빛낸 전설과 현재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현역 선수가 맞붙는 기획 자체가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당초 6부작이었지만, 방송 4회 만에 5.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돌파할 정도로 화제성을 모으면서 4월 정식 개편을 앞두고 있다. 탁구 전설 현정화와 씨름 전설 이만기, 펜싱 전설 남현희 등 쟁쟁한 캐스팅 라인업부터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쳐 진심으로 후배와 맞서는 레전드들의 노력에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국대는 국대다’를 연출한 이효원 PD는 4월 개편을 앞두고 진행한 이데일리와 서면인터뷰에서 “이렇게까지 좋은 반응일줄 예상 못했다”며 “스포츠 레전드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을지 몰랐기에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프로그램 콘셉트상 레전드 섭외가 쉽지 않았는데, 방송 직후 예전 올림픽 메달리스트분들의 출연 요청 전화가 오더라”며 “우리 프로그램을 좋게 봐주신 분들이 많다고 느꼈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일부 종목이 아닌 이상, 올림픽이 끝나면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메달리스트 영웅들의 씁쓸한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한다. 이효원 PD는 “예전 영웅들을 다시 소환해보면 어떨까 했다”며 “도쿄올림픽 후 베이징올림픽, 아시안게임, 월드컵 등 각종 스포츠 행사가 많아 어느 정도 화제가 될 것이라곤 생각했지만, 올림픽 기간에 딱 맞춰 편성된 건 우연이었다”고 밝혔다.

첫 회를 장식한 탁구 전설 현정화를 섭외할 당시, 현정화가 요청한 트레이닝 기간이 2달이었고, 훈련과 함께 경기를 준비하다 보니 시기가 맞물렸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방송 시간이 쇼트트랙 중계 시간과 겹쳐 시청률이 안 나올까봐 마음을 졸였다는 후문이다.

(사진=MBN ‘국대는 국대다’)
시청자들의 댓글 반응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이 PD는 “유독 우리 방송 관련 댓글에 보고 싶은 추억의 스포츠 스타들의 이름이 많이 언급돼 그 중 몇 분을 선정해 새롭게 촬영을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현정화, 이만기의 경기를 본 뒤 ‘이 프로그램은 우리 모두에게 있는 화양연화를 다시 소환한다’고 남긴 시청자 댓글이 가장 많이 기억에 남는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레전드를 섭외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도 토로했다. 이 PD는 “현정화, 김수녕, 김연아, 박태환, 심권호, 황영조 등 레전드로 떠오르는 인물들을 리스트업한 뒤 무조건 전화하고 만나자며 찾아갔다”며 “몸이 예전 같지 않다며 거절하시는 분, 해외에서 이미 코치 중이신 분들이 많았다. 이미 운동선수로 정점을 찍으신 분들이기에 혹여나 그 커리어가 망가질까봐 망설이는 분들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현역 후배 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치는 기획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특히 많았다. 이 PD는 “유일하게 남현희 씨만 자신만만했던 특별한 케이스였고, 나머지 모든 분들은 거의 한 번 씩 다 거절했다”며 “현정화, 이만기 씨도 그랬다. 다만 이분들은 본인의 종목에 대한 상당한 애정을 갖고 계셨다. 본인 종목의 부흥을 돕기 위해서라며 설득한 게 통한 것 같다. 또 해당 종목 유망주들에게 주는 장학금이란 설정도 설득에 큰 몫을 했다”고 떠올렸다.

레전드의 훈련 과정을 지켜보는 과정도 즐거웠다고 언급했다. 그는 “진심으로 연습하는 모습과 체력, 기술 등이 점점 발전하는 모습들을 보며 이 분들이 왜 세계 최고였는지 알게 됐다”며 “각 스포츠의 매력도 느낄 수 있는 재밌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후배 현역 선수들은 오히려 레전드와 실력을 겨뤄본다는 기회 자체를 메리트로 여겼다고도 전했다. 이 PD는 “대결에서 현역 선수들이 예우를 차릴까봐 걱정됐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오히려 선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경기를 살살 하는 대신 최선을 다하는 게 그들을 향한 최고의 예우라고 여겼다. 시청자분들이 오해를 푸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4월 정식 개편부터는 올림픽 외의 종목들도 적극 섭외해 범위를 넓힐 예정이라고 했다. 이 PD는 “양궁 김수녕 선수, 피겨 김연아 선수, 역도 장미란 선수 등 모시고 싶은 분들이 너무 많다”며 “좀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 중계를 위해 다양한 장비도 마련 중”이라고 기대감을 유발했다.

이어 “이름만 들어도 깜짝 놀랄 분들이 대기 중”이라고도 귀띔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백종원 "워따, 대박이네"
  • "노병은 돌아온다"
  • '완벽 몸매'
  • 바이든, 아기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