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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는 최근 진행된 ‘MMA 2021’(멜론 뮤직 어워즈 2021)에서 신인상과 4대 대상 중 하나인 ‘올해의 레코드’를 동시에 거머쥐며 그룹 방탄소년단(BTS), 아이유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신인 아이돌이 데뷔 1년 만에 최정상급 그룹으로 도약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메타버스 걸그룹’인 에스파는 최근 무섭게 불어닥친 메타버스 신드롬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게 됐다”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접촉과 소통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에스파의 메타버스 세계관이 MZ세대 공략에 성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구나 대중음악 시상식은 이제 본격 시작이다. 에스파가 몰고올 파란이 어느 정도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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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는 지난 10월 발매한 첫 미니앨범 타이틀곡 ‘새비지’로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주요 음원차트 상위권에서 롱런하고 있다. 이 앨범은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200 20위에 오르며 K팝 걸그룹 첫 앨범 최고 순위를 갈아치웠다. 특히 이 앨범은 발매 15일 만에 51만장이 팔려나가 하프 밀리언 셀러에 등극했다. 걸그룹의 음원과 앨범 모두 ‘쌍끌이’ 흥행을 거두는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인기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에스파의 대표적인 성공 요인으로는 아바타를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세계관’이 꼽힌다. 에스파는 멤버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는 차별화된 세계관을 내세웠다. ‘메타버스 세계관’은 아직 시작단계지만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MZ세대는 에스파에 즉각 반응했다. 이들은 에스파의 아바타, 세계관, 스토리에 관심을 보이며 관련 콘텐츠를 폭발적으로 소비했고, SNS 등에서 2차 창작물까지 쏟아내며 에스파에 대한 관심을 글로벌 K팝 팬을 넘어 일반인에게도 이었다. 마치 마블 영화 ‘아이언맨’을 통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극중 토니 스타크에 각각 빠져드는 것처럼 에스파 멤버와 아바타에게 모두 입덕하게 된 것이다. 김 평론가는 “에스파는 메타버스를 오프라인 삶과 별반 다를 바 없이 느끼는 오늘날 팬들에게 강력한 존재감을 어필했다”며 “그 결과 에스파의 음원, 앨범, 세계관 등 콘텐츠가 폭넓게 소비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팝의 강점인 ‘보는 음악’과 ‘듣는 음악’을 집약해낸 점도 성공 요인의 하나다. 미래지향적 세계관에 더해진 SM엔터 고유 음악 장르인 SMP(SM Music Performance) 무드의 곡들은 에스파가 추구하는 독창적인 세계관에 힘을 실었다. 특히 ‘디귿 춤’, ‘쯧쯧쯧쯧 춤’ 등과 같은 포인트 안무는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에서 챌린지 붐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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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 데뷔 이후 SM엔터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말 3만원 안팎에 머무르던 SM엔터 주가는 에스파의 데뷔 이후 상승세를 거듭하더니 카카오와 CJ ENM의 인수설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9만원대 직전까지 치솟았다.
실제로 에스파가 데뷔한 2020년 11월 17일 SM엔터의 종가는 3만500원이었다. 에스파의 두 번째 곡인 ‘넥스트 레벨’이 발매된 5월 17일에는 3만5950원을 기록했고, ‘새비지’가 발매된 10월 5일에는 7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 ‘새비지’가 각종 신기록을 쏟아내던 시기 SM엔터의 주가는 52주 신고가(10월 27일·8만5000원)를 경신했다. 이쯤 되면 에스파가 왜 SM엔터 투자자들 사이에서 ‘효녀’로 불리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파는 대중성과 팬덤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며 “에스파는 SM엔터의 세계관인 SMCU를 여는 아티스트로 지목된 만큼 흥행에 따라 에스엠의 기존 IP 가치까지 확장시키는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