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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환은 지난달 28일 개봉해 3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의 주연을 맡아 ‘극장가의 히든카드’로 우뚝 섰다. 넷플릭스 ‘킹덤 : 아신전’과 ‘D.P’, 티빙 오리지널 ‘괴이’ 등 OTT에서도 거침없이 주연을 섭렵 중이다. 코로나19 시국 속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구교환이 지난해 여름 ‘반도’(감독 연상호)로 상업영화에 데뷔한 것을 감안하면 성장 속도가 엄청나다. 당시 구교환은 조연이지만 매력적인 악역으로 대중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선사했다.
‘모가디슈’에서는 북한의 태준기 참사관 역으로 출연했다. 이 영화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담은 실화다. 극중 태준기 참사관은 북한의 림용수(허준호 분) 대사와 함께 대한민국 대사관 한신성(김윤석 분) 대사, 안기부 출신의 정보요원 강대진(조인성 분) 참사관과 힘을 합쳐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인다. 총제작비 255억 원의 대작에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최초 200만 관객을 넘어섰다. 24일 기준 누적 관객수 281만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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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그가 독립영화에서 꾸준한 다작 및 연출 경험을 통해 쌓은 연기 내공이 큰 자양분이 됐다. 구교환은 독립영화계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 톤으로 ‘메기’, ‘꿈의 제인’ 등 다수의 화제작을 남기며 일찌감치 주목을 받아 왔다. 연출 및 프로듀싱 실력까지 겸비한 인재로 업계에선 ‘독립영화계 아이돌’이란 별명으로 불릴 정도였다. 특히 그의 오랜 연인인 이옥섭 감독은 수많은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그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줬다. 구교환은 이 감독과 함께 14분짜리 단편 영화 ‘플라이 투더 스카이’(2015)에서 연기에 시각효과, 편집까지 담당하는가 하면, 2019년 이 감독의 첫 장편 독립영화 ‘메기’에서도 호연을 펼쳤다. 그러다 ‘꿈의 제인’(2017, 감독 조현훈)에서 가출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집을 내어주는 트랜스젠더 제인 역으로 2018년 제54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신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 영화 관계자는 “특이한 외모. 그에 못지않게 독특한 코맹맹이에 가까운 쇳소리 억양 등 한 번 보면 잊기 어려운 매력을 지닌 배우”라며 “그가 맡은 캐릭터 자체는 다른 작품들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성향인데 배우의 개성과 맞물려 대중에게 신선한 인상을 남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사실 발성, 억양 등이 상당히 전형성을 벗어난 연기 스타일”이라면서도 “그런 스타일이 거부감없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던 건 오랜 무명 생활과 다작 경력으로 다져진 내공 덕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