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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올림픽은 2년째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이슈로 대부분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선수촌에서의 언론 취재도 강도 높게 제한한다. 현지에서의 확진자 속출로 올림픽 중단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데다, 최근 주한일본대사관 공사의 문재인 대통령 비하 발언 파문으로 인해 반일감정까지 고조되며 그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냉랭해서다.
여러 모로 악조건인 상황에서 지상파는 어떻게 경기의 감동을 차별화해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을 떠안았다. 현지 중계를 축소하는 대신, 메달이 유력한 선수들의 인터뷰나 특집 방송을 풍성하게 편성하고, 그래픽을 강화하는 등 차별성을 도모하기 위한 3사(社)별 3색(色) 전략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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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방송사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올림픽 방송단 규모를 30~50%가량 줄이고, 현지 중계를 최소화했다. KBS는 예년보다 35% 가량 줄인 65명으로 방송단을 구성했고, MBC는 당초 계획보다 40~50% 가량 방송단을 축소했다. SBS는 방송단으로 캐스터·해설위원 없이 기술진·취재진·PD로만 26명을 꾸려 현지에 보냈다.
먼저 KBS는 야구·축구 등 주요 경기만 현지에서 중계하고, 그 외 대부분의 경기를 국내 스튜디오에서 중계한다. 정재용 KBS 스포츠국장은 “(코로나19 등으로)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축구·야구 생중계’와 ‘현지 스튜디오 운영’은 포기할 수 없었다”며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더라도 그 뒤에서 선수들이 부단히 노력한 휴먼스토리까지 다룰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는 “승리에만 집착하지 않는 ‘진짜’ 스포츠를 보여주는 것이 KBS만의 차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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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기자간담회를 통한 대대적 홍보, 두 개 채널을 총동원한 올림픽 집중 편성을 택한 것과 달리, MBC와 SBS는 특집 방송 최소화에 관련 기자간담회까지 생략하며 조용히 준비 중이다.
MBC는 야구, 유도, 수영(경영), 체조, 육상 등 총 5개 종목을 현지 중계로, 그 외는 국내 스튜디오에서 중계진의 해설로 진행한다. MBC 측은 “올림픽조직위원회의 코로나19 지침에 따라 방역 안전을 지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코로나19 4차 대유행 및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상황을 감안해 기자간담회를 생략했는데 대신 방송 예고를 통해 MBC 올림픽 중계, 특집 방송 등을 홍보 중”이라고 설명했다.
SBS는 모든 경기를 현지 중계 없이 국내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며 코로나19 방역에 최선을 다한다는 전언이다. 별도의 특집방송 계획이 없는 대신 중계의 질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SBS는 그간 각종 선거 방송에서 ‘CG 맛집’으로 불린 명성을 되살려 화려한 그래픽으로 차별화를 꾀할 전망이다.
김상우 SBS 스포츠기획부장은 “1년 전부터 준비한 선수 인터뷰나 방송 그래픽 등을 최대한 활용해 시청자들에게 양질의 정보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상파의 입장에선 코로나19뿐 아니라 OTT(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플랫폼과의 경쟁 역시 과제다. 도쿄올림픽 온라인 중계권을 따낸 곳은 네이버와 웨이브, 아프리카TV 등 총 3곳이다. OTT 플랫폼에서 경기 생중계 및 주요 경기 다시보기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올림픽 및 선수 관련 과거 영상 제공, 인기 BJ 기용 등 OTT의 장점을 살린 콘텐츠로 젊은 층을 공략할 예정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현장 취재 등 현실적 제약이 크고, OTT 약진과 TV 시청 감소 등 방송사를 둘러싼 미디어 환경마저 녹록지 않다”며 “이는 역설적으로 그간 방송사들이 쌓아온 경험과 방송 편집 역량, 중계진의 전문성과 임기응변 능력 등이 여느 때보다 극명히 드러날 올림픽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