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여주에 있는 빅토리아 골프클럽은 9홀 규모로 정규 회원제 골프장과 비교하면 규모는 작다. 웅장한 클럽하우스도 없고, 골프코스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캐디도 없다. 그러나 매일 발 디딜 틈 없이 골퍼들로 북적인다. 주 이용층은 인근 지역에서 온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으로 9홀 또는 18홀 라운드를 하면서 운동도 하고 친목도 다지는 ‘나 홀로 골프족’ 이른바 ‘셀프 플레이 골퍼’들이다.
이 골프장은 캐디 없이 골퍼들이 카트를 운전하고 코스에서의 상황 등을 모두 알아서 해야 하는 셀프 플레이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처음엔 캐디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골퍼들이 낯설어했지만, 수년째 이렇게 운영하다 보니 지금은 멀리에서도 셀프 플레이를 경험하려는 골퍼들이 자주 찾아오고 있다.
무엇보다 비용 부담이 적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18홀 기준 그린피와 카트 대여료를 포함해 1인당 11만5000원이 가장 비싼 요금이다. 오전 일찍 또는 오후 늦은 시간에 이용하면 이보다 2만원 이상 저렴해 10만원도 되지 않는 돈으로 골프를 할 수 있다. 9홀 라운드만도 가능해 바쁜 직장인의 이용도 늘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과 비교해 규모는 작지만 그린과 페어웨이 등 코스 관리도 잘 돼 있어 한 번 와본 골퍼는 다시 찾는다.
원용석 빅토리아 골프클럽 회장은 “새벽 시간엔 9홀만 라운드하고 출근하는 직장인 골퍼도 많이 온다”며 “상쾌한 공기를 마시면서 라운드하는 재미도 있고 저렴한 비용으로 여유롭게 골프를 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많은 골퍼들이 찾아오고 있다”고 달라진 골프문화를 전했다. 셀프 라운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 골프장은 2주 전 인터넷 예약을 받기 시작하면 하루 이틀만에 꽉 찰 정도다.
라운드 전엔 간단하게 셀프 플레이에 대한 교육을 한다. 코스에서의 카트 운전 요령과 타인의 경기에 방해를 주지 않는 행동 등에 대한 주의 사항 등을 담당자가 세세하게 전달하는 안전 교육이다.
이 골프장은 언택트(Untact) 시대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로도 눈길을 끈다. 클럽하우스 식당에선 종업원 대신 서빙 로봇이 주문한 음식을 배달한다. 요즘처럼 대인 접촉을 꺼리는 시대에 딱 맞는 시스템이자 인건비를 아껴 골퍼들의 비용 부담까지 덜어주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셀프 플레이를 도입하는 골프장이 늘어나면서 대중골프장협회는 골퍼의 안전한 플레이를 위한 ‘셀프 플레이 안내서’를 발간했다.
대중골프장협회는 “셀프 플레이는 캐디의 도움 없이 코스에 익숙지 않은 골퍼가 직접 카트를 운전하며 라운드해야 하기에 플레이어 및 동반자의 안전 확보는 물론 골프경기 규칙 준수와 적절한 경기 진행 등이 필요하다”며 “안내서를 통해 플레이어의 안전교육을 포함해 셀프 플레이에 필요한 규정과 안전시설 확인 등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어 새로운 골프문화의 빠른 보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안내서 발간 이유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