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조웬웬 대표 "해외 방송기지 10개 확보할 것"

  • 등록 2019-07-03 오전 6:00:00

    수정 2019-07-03 오전 6:00:00

조웬웬 타오바오 라이브 대표(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올해 108세가 되신 할머니 한 분이 종손이 진행하는 타오바오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직접 경작한 농산물을 설명해주고 판매를 도와주신 일이 있었어요. 그런 연세의 분들에게도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제 일에 자부심이 커졌습니다.”

조웬웬(40) 대표는 자신이 타오바오 라이브를 맡아 운영하며 가장 기뻤던 순간을 이같이 떠올렸다. 조웬웬 대표는 타오바오 라이브가 단순히 유명 왕홍들이 돈을 벌도록 해주고 그걸 기반으로 매출을 늘리는 회사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령·직업·지역·인종에 관계없이 진실성과 진정성이 있다면 수익을 낼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타오바오 라이브는 모바일로 방송되는 홈쇼핑 채널로 보면 된다.

조웬웬 대표는 지난달 27일 서울 동대문 맥스타8에서 열린 타오바오 라이브 공식 왕홍 방송기지 인증 현판식에 참석했다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가졌다. 현판식의 의미는 맥스타8을 한국에서 왕홍의 타오바오 라이브를 진행하는 방송 기지로 인증하는 행사다. 타오바오 라이브의 1호 해외 방송 기지다. 맥스타8에서는 이미 타오바오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으며 지난 3월21일에는 왕홍들 중 톱클래스로 꼽히는 비아가 방송을 통해 180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 현판식을 계기로 맥스타8은 중국 왕홍이 한국에 와서 한국 제품을 모바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현지에 판매하는 전초기지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조웬웬 타오바오 라이브 대표(사진=방인권 기자)
◇ 향후 3년간 매출 총액 최소 84조원 목표

“올해 매출액은 1800억 위안(30조3696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중 해외 방송을 통해 300억 위안(5조 61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인데 상반기에만 이미 120억 위안(2조 240억원)을 올렸습니다.”

조웬웬 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올해 목표 달성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2021년까지 3년간 총 매출액목표가 5000억 위안(84조6050억원)이라고 했다. 타오바오 라이브의 모회사인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매출 등과 관련한 목표치가 보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5000억 위안이라는 액수는 최소 예상액이라고 할 만하다. 목표치의 최대 300%까지 실적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국 입장에서 고무적인 것은 해외 매출액의 대부분이 한국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한국의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에는 중국으로 시장을 빠르게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조웬웬 대표는 “왕홍들이 한국에 와서 방송을 하면서 매출이 2배 이상 올랐다”며 “그 동안 중국에서만 방송을 할 때는 한국 제품의 일부분만 접했는데 직접 와서 보니 저렴하면서 품질이 좋은 제품들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타오바오 라이브 소비자들은 15~25세 여성이 주류이고 방송을 진행하는 왕홍들은 25~30세가 대부분”이라며 “주요 소비자와 왕홍들에게 한국 제품은 품질과 성분의 안전성 등에 대한 입소문도 이미 충분히 나 있다”고 덧붙였다. 강형준 맥스타8 대표는 “왕홍들의 방송은 제품에 대한 안내가 충분하고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한 질의응답도 원활히 이뤄지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왕홍 1명의 1회 방송은 5시간 안팎에 걸쳐 진행된다. 방송 시간이 길다 보니 화장품의 경우 1회 방송에 제품 25개 정도가 소개되고 판매된다. 중국 소비자들, 왕홍들도 각자 선호하는 제품의 종류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0개 이상 제품군을 확보해야 타오바오 라이브를 통한 판매가 가능한 셈이다.

타오바오 라이브는 한국에서 향후 화장품 외에 건강식품과 제과류, 유아용품과 세제 등 생활용품 등으로 제품군을 늘려갈 계획이다. 또 한국을 포함해 패션 아이템 위주의 방송을 위한 유럽의 프랑스와 이탈리아, 그 외 일본과 호주 등지로 해외 방송 기지를 10개까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타오바오 라이브 공식 왕홍 방송기지로 인증을 받은 서울 동대문 맥스타8 내부(사진=방인권 기자)
◇ 모바일 라이브 쇼핑 관건은 ‘환경과 투자’

“한국도 모바일 환경이 잘 갖춰진 만큼 타오바오 라이브 같은 모바일 라이브 쇼핑 방송 정착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것은 어려운 만큼 긴 안목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조웬웬 대표는 중국에서 모바일 왕홍 방송의 정착이 가능했던 요소로 모바일 환경을 꼽았다. 중국의 경우 4G 기반 인터넷망이 잘 깔려 있는데다 모바일 데이터 이용 가격도 저렴하다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5G 서비스도 본격화 되고 있다. 조웬웬 대표는 “세계적인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도 라이브 쇼핑 방송 테스트를 했지만 방송 시간이 평균 20분 정도밖에 될 수 없었다”며 “나라마다 모바일 환경에 차이가 있고 스마트폰 사용 문화도 달라 어느 지역에서나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기존 TV 홈쇼핑 업체 등이 모바일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조웬웬 대표는 한국의 경우 환경은 모바일 라이브 쇼핑에 무리가 없지만 성과가 날 때까지 모기업의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했다. 한국의 모바일 라이브는 TV 홈쇼핑을 모바일에 집어넣은 형태로 모바일 환경에 맞는 변화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웬웬 대표는 “타오바오 라이브도 지난 2016년 론칭을 했지만 첫해에는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며 “모기업인 알리바바의 꾸준한 지원이 있었기에 지금의 성과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조웬웬 타오바오 라이브 대표(사진=방인권 기자)
◇ “나도 왕홍…내 한계 테스트 중”

조웬웬 대표는 2017년 8월 알리바바에 입사했고 12월 타오바오 라이브의 대표를 맡았다. 그 이전에는 광고기획사에서 근무를 했다. 명품 브랜드의 홍보·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자신의 노하우가 얼마나 실제 판매로 이어질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마침 중국에서 가장 큰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가 사진 위주의 인터넷 쇼핑몰이 아닌 업그레이드된 사업 모델을 추구하며 인재를 영입하던 시기였다.

조웬웬 대표는 “라이브 방송에 들어와서 보니 플랫폼의 표준이 없고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지향점도 없었다”며 “사람, 제품, 장소 3가지로 공략 포인트를 구분하는 작업을 먼저 했다”고 말했다. 어떤 왕홍이 어떻게 스타가 됐는지, 한번에 최대 얼마만큼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지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분류를 했다. 어떤 제품을 팔 것인가, 방송을 할 장소는 어떻게 꾸밀 것인가에 대한 연구도 했다. 과거 왕홍들이 좁고 별다른 꾸밈이 없는 장소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한 대로 방송을 진행한 적도 있는데 맥스타8의 타오바오 라이브 왕홍 방송기지는 백화점 매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차이가 있다. 현재 성과를 보면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왕홍은 대부분이 여성이고 소비자도 여성들이 주류다. 그 심리를 파악하는 게 어렵지 않냐고 물었다. 그는 “나도 왕홍”이라며 웃었다. 라이브 방송에서 물건을 파는 왕홍이 아니라 위챗에서 왕홍이라고 했다. 유명인의 개념이다. 혼자 테스트를 위해 시작을 했는데 팬이 30만명을 넘는다고 했다. 팬이 1만명이 넘었을 때, 5만명, 10만명이 됐을 때 등 단계별로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하는지를 연구했다.

라이브 방송을 위한 일은 힘든 게 없다. 가장 힘든 것은 업무상 술자리다. 일은 즐겁다고 했다.

“제 한계가 어느 정도까지인지 테스트를 하기 위해 알리바바에 왔습니다. 이 좋은 플랫폼에서 얼마나 더 일을 하고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제게는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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