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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루는 소재는 여타 토크쇼와 다르지 않다. 살충제 계란, 생리대 파동, 인공지능, 영화계 성폭력 등 사회·경제·정치·문화 전 분야를 망라한다. 차별점은 구성원이다. 박혜진 아나운서, 개그우먼 김숙, 이여영 대표, 김지예 변호사 등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여성 6명이 프로그램을 이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지난달 3일 첫 방송 직후부터 여성 시청자를 중심으로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전원 여성으로 출연진이 꾸려진 프로그램도 드물지만, 여성의 시각으로 이슈에 접근하는 프로그램은 보기 힘들었다.
이런 새로운 도전의 수장은 문신애 PD다. 같은 채널 ‘겟잇뷰티’, ‘스타일 매거진’, ‘스타일로그’ 등 2030 여성 타깃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그는 “예상한 것보다 훨씬 다양한 스펙트럼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부담감 보단 책임감을 느낀다”고 웃었다.
◇군사·경제 여성 전문가 초빙했으면
“‘뜨거운 사이다’가 직장내 성추행 사건에 영향을 줬다는 소식을 지인에게 들었어요. 방송 이후 인사위원회가 열렸다고 해요. 방송을 통해 인사팀에서 피해자의 고통과 해결의 필요성을 인지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뿌듯한 일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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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사이 MC들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정해졌다. 박혜진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고, 김숙은 예능적 요소를 첨가해준다. 이여영 대표는 소신 발언으로, 김지예 변호사는 법률적 지식을 담당한다.
프로그램을 향한 MC들의 열정은 상당하다. 제작진이 제시하는 대본은 전체적인 흐름과 참고자료 정도다. MC들 또한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취재를 한다. 1회당 녹화는 6시간 정도 진행된다. 웬만한 토크쇼를 뛰어넘는 녹화 길이다. 문 PD는 “제작진의 개입은 거의 없다”면서 “출연자의 멘트를 자를 엄두도 나지 않는다. 정말 뜨거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놀라운 점은 문 PD를 필두로 작가·PD 20여 명 모두 여성이다. 기획 단계서부터 프로그램 특성상 여성 메인 PD가 맡아야 한다는 방향성이 뚜렷했다. 특히 문 PD는 2003년 동아TV 입사를 시작으로, 패션N 등을 거쳐 다수 패션·뷰티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적격자였다. 문PD는 “새로운 기회라는 점에서 설렜지만, 예상되는 어려움이 있어 두려움도 컸다”고 말했다. (인터뷰②로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