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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7년 만에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한 유리상자 이세준의 설명이다. 이세준은 “2~3개월 녹음작업에 매달리면서 아내 얼굴도 제대로 못봤다”며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뻤다”고 말했다. 그 동안 유리상자, M4, 줄라이프로젝트 등으로 활동하며 열심히 안한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자극이 된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오랜 숙원사업 하나를 해결한 것 같은 느낌이에요. 요즘 사람들에게 ‘신인가수 이세준’이라고 얘기하죠. 노래를 내는 게 일상이 되다보니 앨범 나오는 게 큰 이벤트가 아니었는데 이번 건 느낌이 달라요.”
그동안 솔로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유리상자 안에서 음악을 하는 게 편하고 즐거웠고 유리상자로 채워지지 않는 음악적 욕구들은 M4, 줄리아프로젝트 등으로 해소를 했다. 솔로 활동이 팀에 해가 될 수 있다, 팬들이 솔로 활동을 싫어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년 전 지금까지 발매했던 20장이 넘는 앨범들을 보다보니 자신의 이름으로 돼있는 CD가 하나도 없는 게 나중에 할아버지가 되고 나서 후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1년 6개월간 앨범 구상을 한 뒤 녹음 작업을 했다.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사람들에게 앨범 발매 소식을 알리고 10년 이상 된 팬들과 ‘번개 모임’도 했다. 적극성이 달라졌다. 유리상자로 함께 활동 중인 박승화가 솔로 활동을 할 때 더 적극적이고 열심히 하는 게 서운했는데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이세준은 “결국 내가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 게 솔로활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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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준은 “17년 간 유리상자로 활동하면서 그 안의 이세준이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불후의 명곡’을 통해 ‘나 이런 게 있었지’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됐고 연습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B on D’. 이세준 자신이 작사, 작곡을 했다. 비온 뒤 맑은 하늘을 보며 사랑하는 사람과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한 가사를 미디엄 템포의 경쾌한 리듬에 담았다. ‘비 온 뒤’가 아니라 ‘B on D’라고 표현한 제목은 군대 있을 때 고참이 군화 뒤에 적어놓고 다니던 문구를 떠올렸다고 했다. 이를 비롯해 전반적인 분위기는 유리상자의 앨범보다 젊어졌다. 세상을 이렇게 방치해 놓은 어른들은 다 유죄라는 의미를 자신을 배신하고 떠난 여자를 비난하는 형식으로 ‘네탓이요’라고 원망하는 ‘유죄’ 등도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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