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발표 시간변경 논란…'업계특성 무시'vs'공정경쟁 가능'

  • 등록 2012-11-27 오전 7:46:30

    수정 2012-11-27 오전 7:46:30

음악사이트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라 있는 이승기와 긱스. 음원발표 시간 변경 후의 대표적인 변화로 꼽힌다.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음악사이트를 통한 가수들의 신곡 음원 발표시간이 바뀌면서 기획사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멜론, 벅스 등 음악사이트들은 지난 8월 중순부터 음원 발표 기준시간을 기존 밤 12시에서 낮 12시로 변경했다. 업데이트 과정에서 시스템상 오류가 발생하면 업무시간이 아닌 밤 12시보다는 낮 12시가 빠르게 대처하기 용이하다는 이유에서다. 기획사들과 협의해 음원 발표시간을 조절하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낮 12시가 표준이 돼 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사이트들은 일간 차트 집계 시간도 기존 0~24시에서 낮 12시~익일 낮 12시로 변경했다.

불만을 표출하는 쪽은 음반업계 종사자들의 근무형태를 염두에 두지 않은 결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음악 프로그램도 대부분 저녁시간에 방송되고 행사 등을 마치고 나면 새벽에 귀가하기 일쑤다. 작곡 등 음악 작업이 집중력 등을 이유로 밤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밤 12시는 초저녁이나 다름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팬덤이 형성돼 있는 가수들의 경우 밤 12시 신곡이 발표되면 팬들이 집중적인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로 실시간 1위를 만들어주는 일도 있었다. 기획사들은 이를 홍보 전략의 하나로 활용했다. 음원 서비스 사용이 낮 시간대보다 적기 때문에 가능했으나 음원 공개 시간대 변경으로 어려워졌다.

반면 차트 순위, 음악 프로그램 출연 등 방송활동에 큰 비중을 두지 않던 가수와 기획사들은 이를 환영하고 있다. 음악 사이트들의 입장처럼 업무 효율성 면에서 낮 시간대가 나은 데다 낮 시간대에 음원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차트 순위도 아이돌 가수들의 팬덤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실제 지난 24일 기준 각 음악 사이트의 일간 차트 ‘톱10’에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의 댄스곡은 찾아볼 수 없다. 이승기의 ‘되돌리다’가 1위, 그 뒤를 이하이와 긱스&소유, 노을, 에일리, 주니엘,손담비, 케이윌 등과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4’, ‘K팝 스타2’ 등의 음원들이 잇고 있다. 방송사 음악 프로그램에서는 아직도 출연진의 절반 이상을 아이돌 그룹이 차지하고 있지만 대중의 음악에 대한 선호도를 엿볼 수 있는 차트 순위는 전혀 다르다.

긱스 소속사인 김태진 그랜드라인엔터테인먼트 이사는 “음원 발표시간 변경으로 인위적인 차트 순위 진입이 어려워졌다”며 “마케팅보다는 음악으로 승부하는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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