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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이데일리 SPN은 한국 야구대표팀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기원하며 대회 기간 동안 '박경완이 뽑은 데일리 MVP'를 연재합니다. 대표팀 맏형이자 포수로서 바라 본 한국 야구 대표팀의 경기. 박경완이 마스크 너머로 지켜보며 선정한 수훈 선수를 통해 야구가 가진 또 다른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우선 후배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모두들 정말 쉽지 않은 대회였을텐데 하나의 마음으로 뭉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특히 투수들에게 고맙다. 내 리드를 믿고 있는 그대로 따라와 준 덕에 편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이번대회 최고의 MVP라... 솔직히 누구 한명을 꼽는 것이 쉽지는 않다. 다들 많이 애쓰고 노력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선수를 꼽으라면 한명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추)신수가 그랬다.
신수는 대회 준비기간 부터 아시안게임까지 남다른 기량을 보여줬다. 나도 나름 그동안 많은 타자들의 배팅을 봐 왔다고 자부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아직까지 신수처럼 치는 타자는 한국에서 본 적이 없다.
'한국의 00 선수보다 낫다'는 수준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런 매카니즘으로 칠 수 있는 타자가 없다는 의미다.
타구의 비거리로만 따졌을 때 역대 내가 겪어 본 어떤 타자보다도 대단한 선수가 바로 추신수다. 일단 골격 부터가 다르지 않은가. 연습 배팅때도 타석에 들어선 위압감 자체가 다르게 느껴진다.
신수의 스윙 같은 어퍼 스윙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타자 중엔 그런 스윙을 버텨내 줄 선수가 없었다.
중국과 준결승에서 때려낸 홈런은 정말 대단했다. 거의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공을 걷어내서 새카맣게 날려버리지 않았나. 아마 그 공은 지금도 날아가고 있을 것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메이저리그의 타자들을 겪어본 경험이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치는 타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신수는 그들과 견줘봐도 절대 뒤질 것 없는 선수다.
대부분 몸값이 천만달러 가까운 선수들이었다. 내가 본 추신수는 그들과 비교해도 절대 떨어지는 선수가 아니다.
물론 WBC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열리는 대회였기 때문에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뒤 한달 넘게 쉬다 온 신수 역시 불리한 여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추신수를 더욱 빛나게 한 것은 팀 플레이어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신수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유일한 메이저리거다. 하지만 대표팀에선 그런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누구보다 살갑게, 가장 먼저 다가섰다. 팀원 중 하나라는 의식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대표팀은 각 팀의 최고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다. 그 중 누군가 특출나기를 바란다면 팀이 하나가 되기 어렵다.
이번 대표팀은 그런 면에서 역대 최고였다. 이전에도 분위기가 좋았지만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또 다른 무언가를 보여줬다.
근우나 태균이, 대호 같은 친구들이 많아 편하기도 했을거다. 하지만 선배나 후배들에게도 한결 같았다.
병역 문제?
가식적으로 하는건지 아닌지는 같이 겪어 본 사람들이 더 잘 안다. 신수는 진심으로 함께 하고 싶어했고 같이 이기고 싶어했다. 병역 혜택과 상관 없었던 (2회)WBC때나 아시안게임이나 늘 한결 같았다.
군대 문제를 전혀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겠지만 그 마음이 더 앞섰다면 지금처럼 하나가 되는 것은 불가능했다. 가식적인 행동이었다면 선수들이 먼저 알아차렸을 것이다.
이제 미국으로 돌아가면 대박 계약이 기다리고 있다고 들었다. 난 메이저리그는 잘 모르지만... 최고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에게 최고의 연봉을 주어야 한다면, 신수는 충분히 그런 자격을 가진 선수다.
그만큼 빼어난 실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한가지. 팀이 하나되어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는 선수가 바로 추신수이기 때문이다.
*주 : '박경완의 MVP'는 박경완 선수가 경기 후 구술한 내용을 정철우 기자가 정리한 것임을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