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N 테마록]'日이냐 韓이냐' 이승엽 향후 거취는?

자존심 만회 위해 일본 내 이적 우선 고려할 듯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 지형이 바뀐다면...
  • 등록 2010-09-04 오전 9:15:00

    수정 2010-09-04 오전 9:19:43

▲ 이승엽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일본 프로야구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데 이승엽(34.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내년 시즌 거취문제는 이미 도마위에 올랐다.

이승엽의 올시즌은 최악이다. 시즌 개막전 이미 주전경쟁에서 밀려난채 대타로 등장하거나 선발출장하더라도 띄엄띄엄 나서기 일쑤였다. 그나마 시즌 초반 지난 6월 2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후에는 2달 넘게 2군에 머물러있어야 했다. 

사실상 이승엽은 올시즌 요미우리에서 전력외 선수였다. 4일 현재 49경기 출전에 타율 1할6푼7리 5홈런 11타점을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요미우리가 이승엽과 재계약을 맺을 가능성은 '0'이다. 요미우리 구단과 하라 감독의 이승엽에 대한 신뢰는 떨어진지 오래다. 

그렇다면 이승엽은 이제 또다른 선택을 해야만 한다. 요미우리 시대의 마감 이후 이승엽의 미래는 두 가지 방향으로 점칠 수 있다. 하나는 일본내 다른 팀으로의 이적, 또 하나는 국내 프로야구 복귀다. 한때 이승엽이 관심을 보였던 메이저리그 도전은 사실상 물건너갔다.

▲일본 내 다른 팀으로 이적하나?

현실적으로 가장 실현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자존심이 강한 이승엽의 성격상 일본에서 어떻게든 명예회복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즌 중 야쿠르트, 요코하마 등 타구단 이적설이 흘러나왔다.

그런 가운데 주목할만한 징후가 있었다. '일본프로야구 전설'인 재일동포 장훈(70)씨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2개 구단에서 연봉 5000만엔 정도라면 관심이 있다는 얘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이승엽의 일본내 이적논의가 제법 구체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물론 6억엔의 연봉을 받는 이승엽에게 5000만엔은 자존심이 상하는 액수다. 하지만 현재 이승엽의 좁아진 입지를 감안할때 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건재함을 재확인시켜 땅에 떨어진 자존심을 되살리는 것이다.

일본 내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면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퍼시픽리그로 가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다. 일단 퍼시픽리그는 1루수 뿐만 아니라 지명타자로도 기용될 수 있어 출전기회의 문이 더 넓다.

요미우리와 같이 당장의 성적에 조급한 팀 보다는 상대적으로 선수층이 얇고 출전기회를 충분히 얻을 수 있는 팀을 찾는 것도 이승엽에게 유리하다. 니혼햄이나 오릭스, 라쿠텐 등의 팀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국내 프로야구로 돌아올 가능성은? 

한국 프로야구로 컴백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금 한국으로 돌아오면 일본에서 실패해 초라하게 쫓겨오는 모양새 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이승엽의 자존심이 쉽게 허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승엽의 친정팀인 삼성의 반응도 미덥지 않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최근 "이승엽이 지금 우리 팀에 온다고 하더라도 뛸 자리가 없다"라며 이승엽의 삼성 복귀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물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나온 농담성 발언이었지만 팀의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진행중인 선동열 감독으로선 이승엽의 복귀가 꼭 반가울 수만은 없다. 일본에서 직접 선수생활을 했던 선동열 감독은 이승엽이 실패한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는 눈치다.

물론 삼성이 아닌 다른 팀으로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 이외 구단이 이승엽을 영입하기 위해선 2003년 삼성에서 받은 연봉(6억3000만원)의 최대 450%를 보상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만약 내년 시즌에 9, 10구단이 새로 출범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 빠르게 팬들에게 다가서고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신생팀 입장에서 이승엽의 실력과 이름값은 당연히 매력적이다. 물론 험난한 창단 과정이 현실화 된 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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