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가 中心이다)⑨김영민 대표 "韓中日 경쟁보다 협력을"

[SPN 창간3주년 특별기획]아시아류 제작자 인터뷰
"한중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메카로 거듭나길"
"한류의 위기는 아시아 통합 시장으로 극복"
  • 등록 2010-05-29 오전 9:03:52

    수정 2010-05-30 오전 8:16:46

▲ 김영민 SM 대표

[이데일리 SPN 박미애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해외 진출은 1990년대 후반 H.O.T와 S.E.S로 물꼬를 텄다. SM은 H.O.T와 S.E.S를 중국과 일본에 각각 진출시켰고 이들을 통한 시행착오와 가능성을 거듭 확인하며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M이라는 성공 모델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SM 수장인 김영민 대표는 보아와 동방신기의 성공적인 일본 진출을 도운 일등공신이다. 그는 4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곳에서 성장했다. 그래서 일본에 관한한 가요계에서 가장 정통한 인물로 꼽힌다. 최근 그를 만나 SM이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를 집중 공략해 온 배경과 성과, 그리고 전망을 들어봤다.

◇ SM, 10년 전부터 日中 시장 개척으로 노하우 축적 

SM의 해외 진출 첫 공략 국가는 일본과 중국이었다.

"첫 공략지로 일본과 중국을 택한 건 이들 시장의 규모와 잠재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10년 전에도 세계 2위의 음악시장을 자랑했는데 그 규모가 자그만치 5조 원에 달했죠. 그때 한국은 4000억 원 정도였습니다. 반면, 중국은 당시 시장은 미미해도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곳으로 봤습니다. 시장의 파이를 넓히려면 두 나라만큼은 반드시 공략해야겠다 생각했죠."
 
하지만 사전 준비가 완벽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해외 진출은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불러왔다. H.O.T는 단수여권밖에 발급되지 않아 활동에 제동이 걸렸고(그 당시만 해도 입대 전의 남자가수들에게는 단수여권만 발급됐다) S.E.S는 현지 매니지먼트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꼈다. 무엇보다 언어 문제가 해외 활동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리하여 SM은 H.O.T와 S.E.S의 시행착오를 거울 삼아 이때부터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 진출을 꾀했다. 그러는 동안 H.O.T의 해외 활동을 계기로 남자 가수들에게 복수여권이 나오게 됐고 현지화 전략으로 동방신기 슈퍼주니어-M을 일본과 중국에서 잇따라 성공시키는 성과를 일궈냈다.
 
특히 보아는 2001년 5월 데뷔 싱글 `ID:Peace B`를 발표하고 지금까지 총 29장의 싱글음반과 7장의 정규음반, 2장의 베스트음반을 발표했는데 한때 그녀의 경제적 가치가 연 매출 1000억 원 이상이라는 연구 발표로 화제가 됐다. 그래서 `걸어 다니는 기업`이란 타이틀이 붙여지기도 했다. 동방신기도 그렇고 중국에서 인기 급상승중인 슈퍼주니어-M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김영민 대표는 현지화 전략도 일본과 중국에서 다르게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일본과 같은 방식으로 현지화 전략을 취할 수는 없었습니다. 일본은 10년 전에도 스타를 발굴하고 양성해서 기획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었지만 그 당시 중국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현지 매니지먼트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대신 현지인을 포함시켜 중국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방법을 택했고 그 방법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SM의 해외 진출은 일본과 중국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고 양국을 넘어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 소속 가수들이 동남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누리며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10년 이상 축적된 해외 진출의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SM은 한중일을 중심으로 아시아를 하나의 거대 시장으로 묶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 韓中日, 아시아 통합 시장 위한 협력 관계로

"굳이 미국과 견주려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중일이 단일 시장이 되는 순간 세계 최대의 시장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미국도 아시아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사견입니다만 한중일에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메카 시티가 생겼으면 합니다. 그렇게 되면 할리우드 영화도 아시아 스튜디오에서 제작될 수 있고 미국의 팝스타들도 아시아를 더 많이 찾겠죠. 기왕이면 정부의 지원으로 메카 시티가 서울에 조성되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중일이 단일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 우선돼야 하는 일은 세 국가가 경쟁 관계가 아닌 협력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프로듀싱 능력, 중국은 인적 자원과 잠재 시장, 그리고 일본은 자본력과 마케팅으로 서로 다른 이점을 갖고 있는 만큼 각국이 하나로 뭉칠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아시아 시장도 막강한 힘을 갖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한중일의 경쟁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특히 김영민 대표는 한중일의 통합 시장 형성을 막는 한류의 현주소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며 한류를 아시아류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한류는 일부 스타들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주변 국가들의 반감도 높아지고 있어 걱정스럽습니다. 한류가 사라지는 건 우리로선 우려스러운 일이지만 그 전에 한중일이 단일 시장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한류의 필요성은 무의미해지면서 한국의 콘텐츠는 남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게 되죠."

김영민 대표는 아시아 통합 시장을 위해 먼저 한국의 강점인 프로듀싱 능력을 최대한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조속한 산업화와 관련 인프라 구축 그리고 시의성 있는 법제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머지않아 아시아가 세계 제1의 시장이 될 겁니다. SM은 아시아 통합 시장에 대비해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얼마 전부터 우리의 프로듀싱 능력(CT, Culture Technology)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 그룹의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한중일 등 여러 국가 출신으로 구성된 다국적 그룹의 성공 모델 발굴을 SM이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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