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3인' 새 그룹 활동 의문 두 가지

  • 등록 2010-04-16 오전 8:13:20

    수정 2010-04-16 오전 10:32:40

▲ 시아준수, 영웅재중, 믹키유천

[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인기그룹 동방신기의 해체가 가시화되고 있다. 동방신기에 토호신기(동방신기를 일컫는 일본말)까지 활동을 멈춘데 이어 시아준수·영웅재중· 믹키유천 세 멤버(이하 '동방3인')가 새 그룹 활동을 선언한 것.

동방신기 일본 소속사 에이벡스(Avex)는 지난 14일 "'동방3인'은 독자적으로 에이벡스와 전속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하고 활동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동방3인'은 오는 6월 '돔 이벤트'를 통해 토호신기가 아닌 준수·재중·유천으로 현지 팬들과 만난다.

◇ 'SM 갈등' 준수·재중·유천 새 그룹 활동···법적 문제는?

하지만 '동방3인'의 새 그룹 활동에 앞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법정 공방 중인 '동방3인'의 에이벡스와의 별도 계약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느냐다.

'동방3인'이 법원으로부터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정받아 독자적인 연예 활동이 가능해졌다고 해도 아직 본 소송이 끝나지 않았다. 게다가 SM은 지난 12일 법원의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일부 인용 결정에 이의신청까지 해놓은 상태다. 최종 판결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SM이 아닌 다른 소속사와 계약을 맺은 점은 '이중계약'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 믹키유천, 영웅재중, 시아준수

S 변호사에 따르면 가처분 결정으로 독자적인 연예 활동을 인정받았다고 해도 '동방3인'이 본 소송에서 SM에 지면 '동방3인'은 이중계약 혐의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본 소송에서도 승소하면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S 변호사는 '동방3인' 측의 이런 행보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정한 것은 드문 일이다. 소송 중에 다른 소속사와 별도의 계약을 맺은 것을 보면 '동방3인' 측은 가처분에 이어 본 소송에서도 승소를 확신하는 것 같다"는 견해를 내놨다.

하지만 SM 관계자는 '동방3인'의 행보에 유감을 표했다.

SM 관계자는 "'동방3인'계약은 현재도 유효하며, 가처분 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 및 전속 계약 존재확인 등에 관한 본안 소송도 제기된 상황에서, '동방3인'의 일본 유닛 활동이 발표돼 무척 유감스럽다"며 "더불어 소송이 진행 중이므로, 아직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3인만의 그룹을 결성한 것은 스스로 동방신기를 버린다고 공표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본다"고 씁쓸해했다.
▲ SM 소속 보아와 에이벡스 소속 아무로 나미에

◇ 신의보다 실리(實利) 택한 에이벡스···SM과 향후 관계는?

'동방3인'의 유닛 활동 선언은 SM과 에이벡스 간의 관계에도 의문을 갖게 한다. 에이벡스는 아무로 나미에, 코다 쿠미 등 일본 인기가수들이 소속돼 있는 현지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로 동방신기 전에 보아 등의 일본 진출을 도우며 SM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왔다. 하지만, 에이벡스가 SM과 갈등을 빚는 '동방3인'과 별도 계약을 맺어 양 사가 관계를 청산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SM은 에이벡스와 결별에 대한 의혹을 부인했다. SM 한 관계자에 따르면 양 사의 사업 제휴 및 파트너십 관계는 변화가 없다. 보아 등이 계속 에이벡스에서 활동 중이기 때문이다. SM은 에이벡스 소속인 아이코닉(아유미)의 한국 홍보를 돕기도 했다.

아직 사업적 제휴 고리를 끊지는 않았지만 관계 변화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에이벡스가 '동방3인'과 별도 계약을 맺음으로써 SM과의 신의보다는 '실리'를 택한 꼴이 됐기 때문이다.

일본에 정통한 연예계 관계자에 따르면 에이벡스는 현재 수익 악화로 인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에이벡스는 가수 발굴을 비롯해 영화 사업 진출 등으로 조직이 비대해지면서 최근에는 13명의 이사를 7명으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SM 주식 매각도 에이벡스 경영난 주장을 뒷받침한다. SM의 2대 주주였던 에이벡스는 지난 2월 네오위즈벅스에 15.4%의 지분을 넘기고 나머지 지분 1.5%는 이수만 SM 회장에게 팔았다. 에이벡스는 이에 SM과 전략적 사업 제휴를 맺는 상황에서도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동방3인' 별도 계약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동방3인' 새 그룹 활동으로 SM과 에이벡스의 관계가 과연 계속 유지될지 그리고 지속된다면 어떻게 재정립될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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