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초청팀 신협 상무가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프로배구에서 8연승을 달리던 강호 삼성화재를 3-0으로 완파, 파란을 일으켰다. 2005년 2월20일 프로배구 출범 이후 삼성화재를 상대로 거둔 첫 승리였다. 올 시즌부터 상무 후원에 나선 신협중앙회 권오만 회장까지 경기장을 찾은 날이라 기쁨은 두 배가 됐다.
4승째(10패)를 챙긴 5위 상무는 지난달 23일 대한항공을 상대로 3년 만에 첫승을 거둔 데 이어 삼성화재도 물리쳐 프로팀들의 ‘경계대상 1호’로 떠올랐다. 반면 삼성화재는 복병에 덜미를 잡혀 연승을 끝내고 10승4패를 기록, 선두 현대캐피탈(11승2패)로부터 멀어졌다.
1세트에서 안젤코(27점)를 앞세운 삼성화재가 13-4로 크게 앞서갈 때만 하더라도 삼성화재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삼성화재가 상무를 상대로 손쉽게 9연승을 거두는 것을 전제로 오는 10일 현대캐피탈과의 라이벌전으로 일찌감치 관심사가 옮겨졌다.
이변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1세트 39-37은 프로배구 정규리그 사상 한 세트 최다득점 기록이고, 1세트 1시간41분의 접전도 역대 정규리그 사상 최장시간 경기 기록이다.
기세가 오른 상무는 2, 3세트에서도 삼성화재를 몰아붙였다.
반면 삼성화재는 2세트 중반 안젤코가 오른손 새끼손가락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워 근심을 샀다. 또한 추격의 고삐를 조일 때마다 스스로 범실을 저질러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다.
안젤코는 부상 중에도 혼자 27점을 올리며 주포로서 책임을 다하려 했지만, 1세트에 혼자서 15점을 올린 뒤 위력이 떨어지고 말았다. 결국 3세트에서 안젤코의 마지막 후위 공격을 임동규가 막아내면서 감격적인 첫승의 대미를 장식했다.
상무 최삼환 감독은 “기분좋다. 선수들이 모두 잘해줬고, 안젤코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출신인 세터 김상기도 “배구하면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삼성화재를 꺾어 정말 좋다”며 “ ‘군인정신’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게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