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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와 함께 남자 골프 메이저 대회의 양대 산맥인 디오픈은 출전만으로도 영광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평생 한 번도 출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민규가 한 번 출전하기도 어려운 디오픈의 두 번째 출전 기회를 잡았다. 코오롱 제66회 한국오픈(총상금 14억원)에서 우승하면서 얻은 직행 티켓이다.
김민규는 23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2개로 막아 5언더파 66타를 쳐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로 송영한(8언더파 276타)을 제치고 역전 우승했다.
한국오픈 우승은 2022년 이후 2년 만이고, KPGA 투어에선 통산 3승, 이번 시즌엔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 이어 시즌 2승을 차지했다.
우승의 길목엔 행운도 따랐다. 2타 차 선두로 앞서가던 김민규는 13번홀(파3)에서 티샷한 공이 페널티 구역에 있는 물을 향해 날아갔다. 순간 물이 튀는 장면이 목격돼 공이 빠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공은 물수제비 뜨기를 하면서 튀어 올라 그린 앞 러프에 멈추는 행운이 따랐다. 물에 빠졌더라면 벌타를 받아 타수를 잃을 뻔했으나 다행히 벌타를 면했고 이 홀에서 파를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그대로 2타 차 선두를 유지한 김민규는 이어진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3타 차 선두가 됐고, 그 뒤 16번(파3)과 18번홀(파5)에서 보기와 버디를 적어내 3타 차 우승을 확정했다.
역전 우승으로 다시 디오픈 출전권을 받은 김민규는 2년 전 아쉬움을 이번에는 만회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도 엿보였다.
이번 대회는 디오픈 퀄리파잉 시리즈 중 하나로 상위 2명이 출전권을 받는다. 김민규와 함께 단독 2위에 오른 송영한이 디오픈 티켓을 손에 쥐었다. 디오픈은 오는 7월 18일부터 나흘 동안 스코틀랜드 사우스 에어셔의 로열 트룬에서 열린다.
김민규는 “2년 전에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디오픈에 출전했을 때는 예선 통과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라며 “올해 목표는 나흘 동안 경기하는 것이고 목표를 이루면 그런 다음에 높은 순위에 도전해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 (임)성재형과 함께 연습라운드 하면서 단단한 페어웨이 공략을 위해 다양한 구질을 활용하는 것을 봤다”라며 “그때는 그런 공략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잘 준비해서 가겠다”라고 디오픈 컷 통과 전략을 밝혔다.
김민규는 “2년 전 한국오픈 우승 때는 우승을 생각하지 못한 채 경기하다 역전 우승했지만 이번엔 2타 차여서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며 “내셔널 타이틀 대회여서 항상 우승하고 싶었고, 두 번 우승했으니 좋은 기록을 남긴 것 같다. 더 노력해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선두로 출발한 송영한은 역전을 허용해 우승을 내줬으나 단독 2위로 디오픈 출전권을 손에 쥐었다. 송영한도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디오픈에 출전한다.
강경남과 장유빈이 합계 7언더파 277타를 쳐 공동 3위, 허인회와 황중곤 공동 6위(이상 3언더파 281타), 함정우와 유송규는 공동 8위(이상 2언더파 282타)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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