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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아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게 0-2로 졌다.
이로써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등극 꿈은 끝내 물거품이 됐다. 기적같은 역전드라마를 쓰며 4강까지 올랐지만 계속 행운과 투지만으로 우승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이번 대회 내내 불안했던 모습이 4강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답답한 공격, 불안한 수비, 사라진 전술. 조별리그부터 반복된 문제점이 이날 종합선물세트처럼 펼쳐졌다.
이날 슈팅숫자는 6대17였다. 이 정도는 월드컵 본선에서 브라질 같은 세계적인 강팀들과 만났을 때 나오는 수치다. 심지어 유효슈팅은 0대7이었다. 요르단 골문을 향해 제대로 된 슈팅 하나 때리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나마 전반 32분에는 이재성이 헤딩슛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이 그나마 득점과 가까운 장면이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의 수비는 최악이었다.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빠진 공백이 여실히 드러났다. 김영권과 정승현이 센터백 조합을 이뤘지만 요르단 공격수들의 스피드와 개인기를 저지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박용우도 자신감없는 움직임으로 번번이 뚫리기 일수였다. 그나마 골키퍼 조현우의 여러차례 선방이 아니었다면 실점은 훨씬 더 늘어날 수 있었다.
공격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대회 처음으로 4-3-3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눈에 띄는 세부 전술이 없다보니 공격수 개인 능력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공격을 책임지는 손흥민, 이강인이 공을 잡아도 마땅히 줄 곳을 찾지 못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차라리 요르단처럼 단순하게 전방으로 길게 연결해 손흥민에게 해결을 기대하는 것이 나아보일 정도였다.
여기에 2경기 연속 120분 혈전을 펼친 선수들의 체력 저하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대회 최악의 졸전이 나오고 말았다. 참고로 아시안컵은 2019년 대회부터 3·4위전이 폐지됐다. 이에 따라 대표팀의 이번 대회 일정은 모두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