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요즘 ‘연기돌’들은 아이돌 활동을 하며 쌓은 대중성과 해외 인기는 물론, 최근엔 안정적인 연기력까지 갖춰 방송가가 1순위로 찾는 주인공이 됐다”며 “특히 하반기는 ‘SM 집안싸움’이란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SM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활약상이 펼쳐지고 있다”고 판도를 분석했다.
‘로코’ 최시원vs‘액션’ 도경수…선후배 대결
배우 최시원과 도경수는 이달부터 수목드라마 시청률 및 화제성을 놓고 선후배 대결을 펼치고 있다. 최시원이 출연하는 ENA ‘얼어죽을 연애따위’와 도경수가 출연하는 KBS2 ‘진검승부’가 지난 5일 동시에 첫선을 보였다.
선배 최시원은 ‘연애 세포를 제대로 살릴 로맨틱 코미디’로 안방극장 여심 저격에 나섰다. ‘얼어죽을 연애따위’는 아랫집 윗집에서 동고동락하는 20년 공식 절친 ‘여름’(이다희 분)과 ‘재훈’(최시원 분)이 뜻하지 않게 연애 리얼리티쇼 PD와 출연자로 만나며 벌어지는 현실 생존 로맨스를 그린다.
방송 첫 주 후 시청자들 사이 유튜브, SNS 댓글 반응은 뜨겁다. ‘얼어죽을 연애따위’의 주요 하이라이트 및 줄거리를 담은 유튜브 리뷰 영상이 조회수 175만 뷰를 넘어서며 화제를 모으는가 하면, “코믹과 설렘을 동시에 충족하는 캐릭터 연기는 최시원이 독보적이다”, “극 중 최시원과 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대리 설렘 충전 중” 등 호의적인 반응들이 잇따르고 있다. 첫방송 시청률이 0.8%(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였지만 입소문을 타고 2화 때 1.2%로 증가했고,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재방송과 관련한 문의도 빗발치고 있다.
도경수는 군 전역 후 첫 복귀작으로 ‘진검승부’를 택했다. ‘진검승부’는 그가 2018년 tvN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이후 4년 만에 선택한 안방 복귀작이다. ‘진검승부’는 법정물, 범죄 수사물에 화려한 액션을 곁들인 복합장르 드라마다. 부와 권력이 만든 성역, 그리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악의 무리들까지 시원하게 깨부수는 ‘불량 검사 액션 수사극’이다. 그간 차분하고 정적인 이미지의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던 도경수는 ‘진검승부’에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에 소속된 꼴통 검사 진정 역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진정은 뽀글거리는 파마머리에 가죽재킷, 트레이닝복을 입고 목검을 든 채 현장을 누비는 괴짜 검사다. 도경수는 “실제 성격이 얌전한 편이라 역할에 적응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면서도 “여느 드라마 속 검사들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발랄하고 밝은 캐릭터”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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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7~9월은 SM의 대표 걸그룹 소녀시대가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소녀시대 임윤아가 주연한 MBC 드라마 ‘빅마우스’는 지난 7월 29일 방송을 시작해 16회 최고 시청률 13.7%를 기록하며 금토드라마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권유리는 지난 9월 말 막을 내린 ENA 수목드라마 ‘굿잡’에서 초시력 능력자 돈세라 역을 열연해 전작 사극과는 180도 다른 팔색조 매력을 선보였다는 호평을 이끌어 냈다. 최수영 역시 KBS2 수목드라마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에서 서연주 역으로 건강하고 밝은 에너지를 발산했다는 평을 받았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최근 안방극장을 접수한 SM 배우들은 일찍부터 아이돌과 연기활동을 병행해 연기돌의 역사 및 발전에 기여한 ‘원조’들”이라며 “이들이 꾸준히 주연드라마를 내놓고, 발전하는 연기력으로 지속적인 화력을 발휘해준 덕분에 ‘연기돌’에 대한 편견이 많이 걷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