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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이 3개월 째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3월 고진영(27)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우승의 스타트를 끊었고 4월 김효주(27·롯데 챔피언십), 5월 지은희(36·뱅크 오브 호프 LPGA 매치플레이), 6월 전인지(28·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연이어 승전보를 전한 뒤 태극 낭자들의 우승 소식이 잠잠하다.
최근 10년간 쌓아온 한국의 ‘여자골프 강국’ 이미지는 퇴색하고 있다. 한국 여자골프는 2013년 박인비(34)가 메이저 대회 3연승을 포함해 그해 6승을 거뒀고 2015년까지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투어를 지배했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따내며 대중적인 관심을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화수분 역할을 했다. 김효주, 전인지, 박성현(29) 등 스타 플레이어를 끊임없이 배출했고 이들이 LPGA 투어에서도 활약했다. 한국은 미국 무대에서 매해 최다승을 거둔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 ‘위기론’이 대두된 한국 여자골프는 도쿄올림픽 노메달과 LPGA 투어 메이저 무관 등 근 20여년 중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남겼다. 최다 우승국 이정표는 미국에 넘어갔다.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이 홀로 5승을 거두며 ‘하드캐리’했지만 올해는 뚜렷하게 활약하는 선수가 없어 상황이 더 심각하다. 7개 대회를 남긴 상황에서 4승을 합작한 올해, 성적이 가장 저조했다고 여겨지는 2011년(3승) 이후 11년 만에 한 시즌 최소 우승을 기록할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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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스 세팅이 장타자에게 유리하게 점점 변화하는 것도 한국 선수들의 우승이 줄어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장타에 정확성까지 겸비한 외국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를 심각하게만 볼 일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골프가 잘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듯, 한국 선수들의 부진도 그저 사이클이 맞지 않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올해 3년 8개월 만에 LPGA 투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전인지는 “워낙 한국 선수들이 미국 무대에서 잘해온 덕분에 그만큼 기대치가 높아진 것 같다. 선수들 모두 잘하고 싶은 마음에 미국에서 힘들게 투어 생활을 하는 거지 못하고 싶은 선수는 없을 것”이라며 “내년에 한국 선수들이 또 얼마나 잘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또한 외국 선수들이 많은 우승을 하며 한국 선수들을 위협하는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외국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간 만큼 한국 선수들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좋은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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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홀(파4)부터 버디를 잡은 안나린은 3~5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낚았고 7번홀(파5)에서는 두 번째 샷을 핀 3m 거리에 붙여 이글에 성공하는 등 10번홀까지 무려 7타를 줄였다. 단독 선두까지 오른 안나린은 역전 우승 기대감을 부풀렸으나 이후 16번홀까지 버디가 나오지 않아 앤드리아 리(미국)에게 재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공동 3위(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대회를 마무리한 안나린은 “시즌이 끝나기 전에 우승을 한 번 하는 것이 목표”라며 3개월 동안 한국 선수들의 무승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교포 선수인 리가 최종 19언더파 269타로 LPGA 투어 첫 우승을 일궜다. 2020년 LPGA 투어에 데뷔한 그는 3년 차에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으며, 우승 상금으로 22만5000 달러(약 3억1000만원)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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