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금은 뮤지컬 ‘데스노트’의 아마네 미사 역에 과몰입한 상태에요. 작품 속에서도 아이돌 가수 역할이라 그런지 미사가 곧 저인 것 같아요.”
그룹 러블리즈 출신 케이(본명 김지연·27)가 뮤지컬 속 아이돌 가수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최근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흥행 중인 뮤지컬 ‘데스노트’에서 아이돌 가수 아마네 미사 역을 맡았다. ‘데스노트’는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고 지난 1일부터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다음달 14일까지 연장 공연한다.
| 뮤지컬 ‘데스노트’에서 아마네 마사 역을 맡은 전 걸그룹 러블리즈 멤버이자 뮤지컬 배우 케이(Kei)가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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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케이에게도 의미가 특별하다. 케이는 지난 1월 뮤지컬배우 김준수가 세운 매니지먼트사 팜트리아일랜드와 전속계약을 맺고 뮤지컬배우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최근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만난 케이는 “아직은 뮤지컬배우로서 많이 배우고 있는 단계”라며 “선배들을 비롯해 주변에서 많은 조언과 격려를 해줘 뮤지컬을 통해 더 많이 성장하고 있다”고 지난 6개월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데스노트’는 케이의 네 번째 뮤지컬이다. 2017년 뮤지컬 ‘서른 즈음에’로 뮤지컬배우로 데뷔했다. 2021년 뮤지컬 ‘태양의 노래’, 올해 초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서울 앙코르 공연에 출연했다. ‘데스노트’에서 맡은 아마네 미사는 아이돌 가수이자 주인공 라이토와 함께 ‘데스노트’의 진실을 알고 있는 인물. 극 전개에서 핵심적인 캐릭터를 맡아 작품 흥행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제가 평소에는 눈물이 없는 편인데, 무대에 올라가면 이상하게 눈물이 주체가 안 돼요. 매 공연 눈물이 많이 나는데, 오히려 이런 걸 즐기고 있어요. 이번 뮤지컬을 통해 저에게도 이런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무대에서 배우들과 같이 교감을 하면서 살아 있음을 느끼고, 무대에 대한 사랑이 더 커지고 있어요.”
| 뮤지컬 ‘데스노트’에서 아마네 마사 역을 맡은 전 걸그룹 러블리즈 멤버이자 뮤지컬 배우 케이(Kei)가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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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가수로 먼저 데뷔했지만, 케이의 꿈은 늘 뮤지컬을 향해 있었다. 연습생 시절 가장 즐겨 들은 노래 중 하나는 뮤지컬 ‘서편제’의 대표곡 ‘살다 보면’이다. 러블리즈로 데뷔하기 전 대학 입시를 위해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세월이 가면’을 입시 곡으로 준비하기도 했다. 케이는 “‘살다 보면’은 힘든 연습생 시절을 치유해준 노래”라며 “노래에 빠져 뮤지컬에도 ‘입덕’(팬이 된다는 뜻)하게 됐다”며 웃었다.
아이돌 가수 출신답게 이번 공연의 묘미를 살리기 위한 아이디어도 직접 냈다.
“미사의 첫 등장이 콘서트 장면인데요. 콘서트를 여러 번 해봐서 그런지 아이디어가 많이 떠올랐어요. 콘서트에서 중요한 건 관객과의 호흡이거든요. 마침 공연장 내 함성도 풀려서 연출님에게 애드리브로 관객 호응을 유도하면 어떨지 말씀을 드렸고, 연출님도 좋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아이돌 가수 7년 경력이 뮤지컬 무대에서도 빛나는 것 같아 뿌듯해요.”
케이는 “지금도 매 공연이 너무 떨려서 백스테이지에서 늘 가사와 대사를 읊조린다”며 “설렘 가득한 떨림이라 짜릿함도 크다”고 말했다. 뮤지컬배우로 더 성장하기 위해 뮤지컬 발성 연습도 꾸준히 하고 있다. 다음달 20일엔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소극장에서 첫 단독 팬미팅도 개최한다. 가수 활동도 병행한다. 케이는 “올해 중 앨범 발표 계획도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뮤지컬배우로서 케이 만의 매력을 만드는 것이 지금의 목표에요. 뮤지컬배우로 제2의 인생을 다시 시작한 만큼 새로 태어난 기분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뮤지컬 ‘데스노트’에서 아마네 마사 역을 맡은 전 걸그룹 러블리즈 멤버이자 뮤지컬 배우 케이(Kei)가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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