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박소희 "윤여정 일본어 연기, 1세대 재일교포 같았다" [인터뷰]②

  • 등록 2022-04-30 오전 6:01:15

    수정 2022-04-30 오전 6:01:15

박소희(사진=애플TV+)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윤여정 선생님이 ‘파친코’에서 일본어로 연기를 하실 때, 재일교포 1세대인 저희 할머니가 구사하는 일본어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우 박소희가 애플TV+ ‘파친코’에서 모자 호흡을 맞춘 윤여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소희는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윤여정 선생님이 일본어로 연기하실 때마다 (할머니가 생각나)눈가가 촉촉해지곤 했다”라며 “선생님께서 일본어를 가르쳐달라고 하셨는데 저는 ‘1세대 재일교포의 일본어 같아요. 이미 완벽하세요!’리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박소희는 ‘파친코’에서 자이니치 2세 모자수 역을 연기했다. 모자수는 선자(윤여정 분)의 아들이자, 솔로몬(진하 분)의 아버지. 박소희는 극중 어머니로 출연한 윤여정에 대해 “윤여정 선생님이 출연하는 한국 드라마를 정말 많이 봤다. 저희 가족은 모두 윤여정 선생님의 엄청난 팬”이라고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제가 부산에서 선생님을 처음 뵈었을 때 ‘함께 연기하게 되어 영광입니다’라고 말씀드렸고 선생님께선 ‘영광’이란 말을 하지 말라면서 그런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굉장히 쿨하신 분”이라며 “어린 배우들에게 윤여정 선생님이 쉽지만은 않은 분이란 걸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좋은 시간을 많이 가졌다. 아마도 서로 영어로 대화할 수 있었고, 익숙한 문화로부터 조금 자유로워져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선생님은 매우 아름다우시고 쿨한 분이다. 고전 영화의 전설적인 배우들 같은 존재감을 가진 분”이라고 감탄했다.

또한 “선생님은 듣기 싫어하실 테지만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 함께 연기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소희(사진=애플TV+)
자이니치의 역사를 다루고 애환을 담은 ‘파친코’는 자이니치를 넘어 전 세계의 이주민, 이방인들의 공감을 이끌고 위로를 선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 배경에는 이방인이었던 한국계 미국인 제작진이 있다. ‘파친코’는 한국계 제작진과 배우가 모인 작품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박소희는 현장에 대해 “매우 따뜻한 분위기였다. 정말 멋진 팀”이라며 “촬영 후엔 와인을 함께 마셨다. 서울과 부산을 함께 돌아다니기도 했다”고 전했다.

자이니치 배우였기 때문에 자신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파친코’가 더 의미있게 다가온 박소희. 작품을 향한 시선도 남달랐다. 그는 “책에서는 시간순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TV 시리즈에서는 선자와 ‘솔로몬’의 이야기가 교차 된다. TV 시리즈로는 매우 신선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그럼 자이니치 2세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 있어?’, ‘모자수 이야기는 어디서 나오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자이니치 사회가 좀 더 다이내믹하고 깊이감이 있어진 건 2세 때부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처음으로 자이니치로서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사람들”이라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모자수는 책에서도 매우 입체적인 캐릭터로 등장하기 때문에 시즌이 진행될수록 보다 넓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작가님이나 감독님들께는 매우 어려운 일이겠지만”이라고 앞으로의 시즌에서 보여줄 입체적 모습들도 귀띔했다.

박소희는 자이니치 3세대로 한국어, 영어, 일본어 모두를 구사할 수 있다. 그만큼 자이니치의 역사를 담은 ‘파친코’ 내에서 배우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 박소희는 “‘파친코’는 세 가지 언어로 전해지는 이야기다. 저는 제작진과 출연진 중에서는 세 언어를 모두 이해하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었을 거다. 번역이나 배우들이 대사를 전할 때 분명하지 않은 부분들을 도와줄 수 있어서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아버지 세대인 자이니치 2세대 모자수를 연기하기 위해 박소희는 다양한 고민과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모자수는 가족의 보호자이고 전사이기도 하다. 노아처럼 학구적인 타입이 아니고 자신보다 가족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하는 캐릭터다. 원작 소설에서 모자수는 굉장히 입체적인 캐릭터로 묘사된다. 그래서 모자수에 대한 힌트들은 책에서 많이 찾아보실 수 있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저희 아버지나 삼촌, 그들의 친구와 같은 훌륭한 자이니치 2세들을 많이 목격하며 자랐다. 아주 어릴 때부터 자이니치 2세인 삼촌과 함께 있는 시간이 즐거웠다. 그분들은 저에게 자이니치 영웅들과 에피소드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이런 추억들과 자이니치 2세인 삼촌을 생각하며 모자수 고유의 캐릭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박소희(사진=애플TV+)
박소희는 거대한 서사 드라마에서 자이니치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던 건 인생에 단 한 번 오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시리즈에서는 한국말을 하는 젊은 선자와 한국계 미국인처럼 완벽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솔로몬이 중심에 서 있다. 제가 자이니치 문화 검열단은 아니지만 일본어를 구사하는 자이니치 2세 모자수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이니치 가족에 대한 이야기라면 자이니치 2세 캐릭터에 대해서도 더욱 많이 다뤄지면 좋을 것 같다. 아마도 이후 시즌에서 다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배우로서의 의미를 넘어, 자이니치로서도 깊게 새겨질 작품 ‘파친코’. 박소희는 “2002년에 배우로 데뷔한 직후, 미국과 일본을 오갔다. 2012년 영주권을 받아서 미국에서의 연기 커리어를 쌓기 위해 로스앤젤레스로 떠났고 2022년 ‘파친코’의 출연진이 되었다”며 “10년 마다 좋은 일들이 생기는 것 같다. 2032년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매우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특히 박소희는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도 전했다. “한국 영화도 출연하고 싶다. 전 세계 감독 중 박찬욱 감독님과 봉준호 감독님을 가장 좋아한다. 한국어가 완벽하지 않아 한국인 역할을 맡긴 어렵겠지만 자이니치나 일본인 역할은 잘 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버라이어티쇼에도 출연해 보고 싶다며 “유재석 씨를 진심으로 존경한다. 다른 사람을 비하하면서 웃음을 유발하는 코미디언들도 있지만 유재석 씨의 진행은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은 전 세계 코리아타운을 걸어 다니는 제 모습을 촬영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며 “미국, 남미, 중국, 일본, 러시아, 오세아니아 등 여러 코리아타운을 방문해 그 속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 문화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다. ‘파친코’ 덕분에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이 저를 알게 됐다. 저는 한국인 디아스포라에 대해 알아가는 동시에 한국인 디아스포라이자 자이니치인 제 모습도 더욱 알아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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