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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박은 최근 진행한 화상인터뷰에서 “한기준이 극 초반보다는 가정, 옆에 있는 사람에 대한 책임감과 진중한 모습을 보였다”라며 “철든 기준이의 모습으로 마무리가 되기 때문에 좋은 엔딩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후에 기준이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좋게 마무리가 된 것 같아서 좋았다”라며 “성숙한 기준이로 마무리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털어놨다.
‘기상청 사람들 : 사내연애 잔혹사 편’은 열대야보다 뜨겁고 국지성 호우보다 종잡을 수 없는 기상청 사람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직장 로맨스 드라마다. 윤박은 기상청 대변인실 통보관 한기준 역으로 출연했다. 한기준은 총괄 예보관 진하경(박민영 분)과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이지만, 결혼을 앞두고 기상청 출입 기자 채유진(유라 분)과 바람을 피워 결혼까지 하는 인물이다.
드라마의 초반 이 같은 전개가 펼쳐지며 ‘기상청 사람들’의 욕받이가 된 한기준. 윤박은 한기준을 얄밉게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 시켰다. 윤박의 이 같은 활약에 시청자들은 크게 분노했고, 이런 분노는 ‘기상청 사람들’에 빠르게 몰입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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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박은 이 같은 반응에 “어떤 드라마를 찍든 좋은 기대를 가지고 시작을 하지만 결과는 까봐야 안다. 저희의 몫이 아니다”라며 “그런데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신기했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기상청 사람들’의 한기준은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 진하경을 배신하고 새로운 사랑인 채유진을 선택한 인물이다. 특히 진하경과의 신혼집에서 채유진과 사랑을 나누다 진하경에 발각됐으며 사과를 한 것도 잠시, 반반 결혼을 했으니 집을 넘기라는 등 뻔뻔한 대사들을 해 분노를 일으켰다. 그러나 이상한 것이 한기준이 밉지 만은 않다는 것이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기상청 사람들’의 빌런이었던 한기준이 귀여워 보이기도 하고, 측은해 보이기도 하고 또 웃음을 주기도 했다. 한기준이 이렇게 사랑 받을 수 있었던 데는 배우 윤박의 공이 크다. 윤박은 한기준의 인간적인 매력들을 연기로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밉다가도 또 미워할 수 없는 한기준의 오묘한 매력을 완성했다.
윤박은 “일단 기준의 캐릭터가 대표적인 성향은 있지만, 하나의 성격으로 정하진 않았다. 유연하게 연기하려고 했다”며 “기준을 연기할 때 제가 방송에 나오는 거니까 잘보이고 싶은 욕심은 있다. 저도 모르게 어느 순간 캐릭터를 미화시켜서 하려고 하더라. 스스로 미화시켜서 연기하려는 위험한 생각을 할 때가 있어서 최대한 대본의 본질이 흐트러지지 않게, 거부감이 덜 들 수 있게 기준의 본질과 그걸 유연하게 보실 수 있게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할 때와 평소 기준의 모습이 다르면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을 거 같아서, 의상도 재킷부터 베스트까지 정장으로 맞췄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윤박이 집중하려고 한 한기준의 본질은 무엇일까. 윤박은 “이 모든 건 유진을 사랑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경이가 시우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이런 갈등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 같다”라며 “유진을 사랑하는데 어떤 남자와 사랑했고 동거를 했고, 그런데 그 남자가 10년 동안 만났던 전 여자친구를 만나고 있고. 거기서 기준이라는 인물이 출발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박은 한기준이 비호감 캐릭터였지만 그런 캐릭터를 연기한 만큼 그 안에서의 매력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윤박은 “기준이는 유진이를 1화부터 16화까지 진심으로 사랑한다. 표현 방식이 서툴렀던 것”이라고 한기준의 진심을 떠올렸다.
이어 “둘만의 문제를 바깥에서 찾으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까 본질은 찾지 못하고 사고만 유발하는데 시간이 흘러가면서 바깥 것을 배제하고 둘만의 본질로 돌아와서 하다 보니 아이가 조금 성숙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박은 “방식이 잘못돼서 나쁘게 보인 것인데 기준의 마음은 가정을 잘 유지하고 이끌어가기 위한 마음이 똑같았다. 그게 기준의 매력이었다”고 말했다.
어려운 캐릭터를 만났지만, 그 또한 ‘윤박 스타일’로 풀어내며 또 한번 스펙트럼을 넓힌 윤박. 매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로 대중의 신뢰를 받지만, 연기를 향한 열정은 마르지 않는다.
“저는 대학교 때부터 연기를 잘했던 사람은 아니에요. 데뷔 후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 잘 하지 못해 아쉬운 시간들도 있었죠. 한 작품 끝나고 성장하고 또 한 작품 끝나고 성장하고 차근차근 성장한 것 같아서 아쉽지만 감사한 10년이었어요. 앞으로 도태될 수도 있지만 계속 꾸준히 한발씩 배우로 성장할 수 있는 10년으로 채우고 싶어요. 연기도 중요하지만 동료 스태프분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