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브레인' 김지운 감독 "첫 드라마 도전, 호기심이 나의 원동력" [인터뷰]

"영화 찍을 때보다 정확한 이야기 전달에 중점"
"다음 기다리는 드라마의 매력…다양한 장르 녹여"
"드라마와도 교류 깊은 이선균에 많은 의지"
  • 등록 2021-11-11 오전 12:05:00

    수정 2021-11-11 오전 12:05:00

김지운 감독. (사진=애플TV+)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각 한 편씩 이야기의 완결성을 띠면서 다음 회차를 기다리게 만드는 드라마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모든 게 새로웠다.”

영화감독 김지운이 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닥터(Dr.) 브레인’을 통해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및 드라마 연출로 데뷔하며 느낀 소회다.

김지운 감독은 10일 취재진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형 콘텐츠기업 애플TV+에서 처음 드라마를 제작한 소감을 털어놨다. 그간 영화만 연출한 그가 첫 드라마를 경험하며 새롭게 눈 뜬 지점도 들어볼 수 있었다.

지난 4일 전세계에 공개된 ‘닥터 브레인’은 애플TV+가 국내 서비스 개시와 동시에 선보인 첫 한국어 오리지널이다. 유년 시절 어두운 기억을 가진 천재 뇌과학자 고세원(이선균 분)이 다른 사람의 뇌파를 연결해 기억을 읽는 기술로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의문의 사건, 사고들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홍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총 6부작이며 매주 1회씩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닥터 브레인’은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악마를 보았다’, ‘밀정’ 등을 통해 이미 국내 영화계에선 거장으로 꼽히는 김지운 감독이 처음 도전한 드라마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영화 ‘기생충’의 주연으로 세계에 얼굴을 알린 이선균, 최근 ‘마이 네임’으로 넷플릭스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은 박희순 등 연기파 배우들이 뭉쳐 눈길을 끌었다.

김지운 감독은 자신의 첫 드라마 ‘닥터 브레인’을 세계에 공개한 소감을 묻자 “스토리를 정확히 전달하는데 중점을 많이 뒀다”고 운을 뗐다. 통상 영화 한 편을 제작했을 기간 안에 그 2~3배 분량에 달하는 장면들을 촬영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영화를 찍을 때보다 빠르게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첫 드라마 작품으로 ‘닥터 브레인’을 택한 이유는 소재가 흥미로워서였다고 했다. 김지운 감독은 “사람의 뇌 속을 들여다본다는 설정이 재미있게 다가왔다”며 “원작 웹툰의 그림체도 평소 좋아하던 느와르 풍이라 마음에 들었다. 인물의 심리에 치밀히 다가서는 웹툰의 분위기만 그대로 따라도 좋은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매 에피소드에 호러, 느와르, 히어로 액션, 서스펜스, 휴머니즘 등 다양한 장르를 녹여 웹툰과 차별성을 주려 했다고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일부러 의도한 연출은 아니었지만 각 회차가 지닌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들을 고민하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닥터 브레인’이 그런 점에서 자신이 그간 장르 불문 수많은 영화를 연출하며 쌓은 영화적 특징들을 한 작품에서 보여줄 수 있게 한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도 부연했다. 다만 각각이 따로 노는 느낌을 주지 않고자 에피소드 간 연결성을 유지하는데도 많은 고민을 쏟았다고 덧붙였다.

‘뇌과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주제를 다루는 과정에선 뇌과학 전문으로 유명한 정재승 카이스트 박사의 자문을 받고 각종 관련 서적들을 섭렵하며 ‘가능할 법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주연배우 이선균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김지운 감독은 “함께하는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영화 ‘끝까지 간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등 좋은 작품으로 이미 많은 역량을 지켜봐 온 배우였다”며 “영화는 물론 드라마쪽과도 교류가 큰 배우라 처음 드라마를 연출하는 입장에서 많은 의지를 했다”고 언급했다.

새로운 장르, 플랫폼에 도전하게 만든 자신의 원동력은 익숙함에 대한 지겨움과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이라고 꼽았다. 그런 면에서 애플TV+와의 작업은 그에게 뜻깊은 도전이었다. 김 감독은 “이미 할리우드에 진출해 상업 영화를 만든 적이 있어 그 구조가 낯설지는 않았지만, 감독 위주의 제왕적 시스템이 구축돼 있던 과거 한국의 영화 현장과 달리, 미국은 감독과 주연배우, 작가, 스튜디오, 제작사가 수평적 관계를 갖고 있다”며 “영화를 만들 때보다 대중의 공감대를 얻어내는 과정에 더 집중했기에 다양한 사람과 끊임없이 의견을 조율해 결과물을 도출해낸 작업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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