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PGA 투어 1호 회원인 최경주는 한국 남자 골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는 누구도 꿈꾸지 못했던 미국 진출의 꿈을 이뤄내 2000년부터 올해까지 21년째 PGA 투어를 누비고 있다.
업적도 대단하다.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PGA 투어 통산 8승을 거뒀다. 21년간 벌어들인 상금은 3279만6806달러(약 364억 9000만원)로 PGA 투어 통산 상금 33위에 올라 있다. 2008년에는 한국 선수로는 가장 높은 남자골프 세계랭킹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경주는 최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후배들과 함께 PGA 투어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게 기쁘다”며 “PGA 투어를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 모두 통산 10승 이상을 거둘 실력을 갖고 있다. 후배들이 내 기록을 깨는 날이 하루빨리 오면 좋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올해로 만 51세가 된 최경주는 코리안 브라더스의 막내 임성재와 스물 여덞 살 차이가 난다. 나이가 가장 많은 1987년생 강성훈과도 열일곱살 차이가 나는 만큼 아들뻘인 후배들을 보면서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아들뻘인 후배들이 PGA 투어에서 우승 경쟁을 하는 걸 보면 미소가 절로 나온다”며 “PGA 투어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리더보드에 태극기가 이렇게 많이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전세계에서 골프를 가장 잘 치는 PGA 투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후배들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최경주가 자신의 기록을 후배들이 새롭게 갈아치우면 좋겠다고 한 이유는 한국 남자골프의 발전을 위해서다. 그는 “후배들이 모두 20대부터 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만큼 내 기록을 충분히 깰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임성재와 이경훈, 김시우 등 후배들은 본인만의 확실한 골프가 있는 만큼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건 한 대회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마음의 여유를 갖고 한 시즌을 길게 보면 지금보다 더 많은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경주는 이동환(34)과 김민휘(29) 등 PGA 투어 재진입을 노리고 있는 후배들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PGA 투어 출전권을 잃었다고 해서 절대 좌절할 필요가 없다. 지금 내가 뛰는 무대에서 착실히 실력을 쌓은 뒤 다시 도전하면 된다”며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PGA 투어에서 다시 만나는 날까지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