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는 1일(한국시간) “방탄소년단의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핫100 차트에 1위로 데뷔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 가수가 핫100 1위에 등극한 것은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 정상을 네 차례 차지한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를 핫100 정상에 올려놓음으로써 빌보드 양대 메인차트를 모두 석권하는 대기록도 함께 썼다. 더불어 빌보드 역사상 핫100에 1위로 데뷔한 첫 해외가수라는 기록도 남겼다. 이재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세계 무대에서 K팝이 더 이상 하위문화가 아닌 주류문화로 확실하게 자리잡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아시아권 가수가 핫100 정상에 오른 사례도 극히 드물다. 빌보드에 따르면, 1963년 일본 가수 사카모토 규의 ‘스키야키’가 아시아 가수로는 처음으로 핫100 1위를 기록했다. 2010년에는 한국계 멤버가 포함된 미국의 일렉트로닉 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가 ‘라이크 어 지 식스’(Like A G6)로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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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100 차트는 주류 음악의 인기 흐름을 대변한다. 핫100은 스트리밍 실적과 음원 판매량,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 매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 순위를 집계해 발표한다.
방탄소년단의 신곡 ‘다이너마이트’가 핫100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세 가지로 꼽힌다. 세계에서 가장 있기 있는 트렌디한 장르의 곡이라는 점, 미국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영어 가사를 사용했다는 점, 미국 내에서 더욱 강력해진 팬덤 아미의 영향력이다.
‘다이너마이트’는 현재 미국 음악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르인 디스코 팝이다. 두아 리파를 비롯해 도자 캣, 레이디 가가 등이 디스코 팝 장르의 곡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더해 영어 가사로 된 ‘영어 싱글’이란 점이 승부수로 작용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다이너마이트’에 대해 “이전 곡과 달리 트렌디한 장르와 영어로 노래를 만들었기 때문에 훨씬 수용력이 높아졌다”며 “그동안 발표한 곡들이 퀄리티가 상당했음에도 언어 장벽이 있었는데 이번에 그것을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핫100 1위는 방탄소년단이 새 한국어 노래를 발표해도 미국에서 더 많은 리스너가 찾아 들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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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새로운 시도도 적중했다. 앨범 단위의 스토리텔링을 중시한 시리즈 앨범을 발표해 온 방탄소년단은 앨범 선공개 싱글이 아닌 디지털 싱글로 가볍게 들을 수 있는 노래라는 차별화를 꾀했다. 이를 위해 그동안 고수해온 빅히트 프로듀서 곡이 아닌 영국 작곡가 데이비드 스튜어트(David Stewart)와 제시카 아곰바르(Jessica Agombar)의 곡으로 음악적 변화를 줬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활력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싶다는 방탄소년단의 진심도 통했다. 김 평론가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밝고 희망적인 기운을 주고, 피로감을 해소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노래로 자리매김했다”며 “코로나19로 비대면 상황이 됐지만 방탄소년단의 외연 확장은 계속되고 있다”고 주목했다.
각계각층 축하와 주요 외신의 찬사도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100 1위를 차지하며 K팝의 새 역사를 썼다”며 “정말 대단하다. K팝의 자부심을 드높이는 쾌거”라고 축전을 보냈다. 이어 “코로나19 국난으로 힘들어하는 우리 국민들께 큰 위로가 될 것”이라며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격려했다. 가수 싸이도 자신의 SNS를 통해 “드디어, 진심 자랑스럽다”라는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외신들에서도 찬사가 이어졌다. 미국 포브스는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팝 슈퍼 스타덤의 최후 경계를 넘어섰다”고 극찬했고, USA투데이는 “미국 유명 래퍼인 카디비와 매건 더 스탤리언의 ‘왑’(WAP)을 빌보드 정상에서 내쫓고 1위에 등극했다”고 전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BTS는 재미있고 외우기 쉬운 멜로디와 긍정적인 음악으로 K팝의 미국 진출 선봉에 섰다”고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