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재(22)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 랭킹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쉼 없는 연습이다. 피나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임성재는 전 세계에서 골프를 가장 잘 치는 선수들이 모이는 PGA 투어에서 확실히 자리 잡았다.
그가 얼마나 많은 연습으로 땀을 흘리고 있는 지 클럽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임성재는 3개 대회마다 60도 웨지를 교체한다. 그린 주변과 벙커에서 자주 사용하는 60도 웨지의 그루브가 마모되면 곧바로 바꾸는 것이다.
웨지는 경기 중 드라이버와 퍼터만큼 사용이 많은 클럽이다. 100야드 이내에서 온 그린을 노릴 때, 그린을 놓친 후 공을 홀에 붙여야 할 때 그리고 공이 벙커에 빠졌을 때도 웨지를 선택한다. 그만큼 자주 사용하기에 더 신경을 쓴다.
임성재는 “52도와 56도, 60도까지 3개의 웨지를 골프백에 넣고 다니는 데 60도 웨지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며 “쇼트게임에선 실수를 줄여야 하고 원하는 거리와 방향으로 공을 정확하게 보내야 하는 만큼 클럽이 마모되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어 자주 교체해 사용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웨지에서 그루브는 자동차의 브레이크와 같은 역할을 한다. 공이 그린에 떨어진 뒤 빠르게 멈추는 제동력이 그루브에 의해 결정된다. 제동력이 떨어진 브레이크는 빨리 교체를 해줘야 하는 것처럼 웨지에서도 그루브가 마모되면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만큼 바꿔주는 게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16년 프로로 데뷔한 임성재는 한국과 일본에서 투어 활동을 할 때만 해도 지금처럼 웨지를 자주 바꾸지 않았다. 연습량이 많지도 않았고 그루브의 성능을 예민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미국 PGA 투어로 진출한 뒤 작은 차이로 인해 매우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을 경험한 뒤로는 웨지의 교체에 더 신경을 쓰게 됐다.
그는 “PGA 투어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프로치와 벙커샷 연습을 많이 해서 그런지 웨지의 그루브가 빨리 닳았다”며 “스핀양이 일정하게 걸리는 게 중요한 만큼 앞으로도 60도 웨지를 3주마다 교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제레미 스톤 타이틀리스트 보키 디자인 웨지 마케팅 디렉터는 “웨지를 자주 교체할 필요는 없지만 언제 교체해야 할지 아는 건 중요하다”며 “그루브가 손상되지 않은 웨지를 사용하면 스핀 컨트롤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는 만큼 적절한 타이밍에 웨지를 바꿔주면 더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웨지를 3개나 사용하기 때문에 3번 아이언을 뺄 수 밖에 없다”며 “짧은 파5나 긴 파4, 파3홀에서 4번 아이언과 3번 아이언의 중간 거리를 많이 쳐야 하는 만큼 고민 끝에 4번 아이언의 로프트를 세워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재의 선택은 딱 맞아떨어졌다. 그는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혼다 클래식에서 4번 아이언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며 많은 타수를 줄였다. 그는 “로프트를 2도 세운 4번 아이언이 지난 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PGA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4번 아이언이 큰 힘을 보탰다”고 강조했다.
임성재는 평균 드라이버 거리를 1년 만에 늘린 비결도 공개했다. 그의 올 시즌 평균 드라이버 거리 303.2야드로 지난 시즌 295.9야드와 비교해 7.3야드가 증가했다. 그는 “스핀양이 적은 드라이버로 바꿨는데 평균 거리가 5야드 이상 늘었다”며 “스핀양이 줄어들면서 공에 힘이 붙었고 웬만한 바람에도 공이 날리지 않게 돼 방향까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