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명품샷 보러 간 갤러러, "LG가전 트레비앙!"

에비앙에 퍼진 한국 기업의 한류
3년째 후원사로 참여한 LG전자
8번홀 '시그니처 배너'로 눈도장
골프존, 볼빅 등 스포츠업체도 참여
  • 등록 2019-07-30 오전 12:10:00

    수정 2019-07-31 오후 4:33:29

프랑스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8번홀에 설치된 LG전자의 광고판 앞에서 박성현이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에비앙레뱅(프랑스)=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프랑스에서 골프 한류가 꽃피었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유일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 고진영, 김효주, 박성현 등 골프 스타들과 함께 국내 기업의 프리미엄 마케팅이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한국시간)까지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은 전 세계 명품 브랜드의 마케팅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골프클럽 출입구 양쪽으로 기업들이 제품을 홍보하거나 기념품을 판매하는 퍼블릭 빌리지(갤러리 플라자)가 갤러리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LG전자와 골프존, 그리고 볼빅이다. LG전자의 홍보부스와 코스 방향으로 가장 뒤쪽에 있는 볼빅과 골프존의 스크린골프 체험관에는 하루 온 종일 갤러리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을 대표하는 가전기업 LG전자는 볼빅의 부스 바로 앞에 자리를 잡았다. 대회장에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코스 내에는 8번과 15번홀에 큼지막한 광고판을 세웠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8번 홀은 ‘LG 시그니처 홀’로 운영했다. LG전자는 8번 홀 주변에 설치된 배너에 프리미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 제품과 로고를 노출해 현장이나 방송을 통해 경기를 관람하는 골프팬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가 에비앙 챔피언십의 후원사로 참여하기 시작한 건 3년 전이다. 2017년 처음으로 LG전자는 프랑스에서 열리는 유일한 여자골프 메이저 대회가 기업과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와 잘 맞는다는 판단에 골프와 접목한 마케팅을 시작했다. 당시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추천한 박성현 선수를 후원해 그해 LPGA 투어에서 신인왕,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 등 3관왕을 따냈고 LG전자는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LG전자는 박성현 선수 후원을 통해 국내에서만 최소 70억원의 광고효과를 올린 것으로 자평했다. 프랑스 현지에서 홍보 활동을 하고 있는 나지윤 LG전자 글로벌 마케팅센터 책임은 “에비앙 챔피언십이 프랑스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 투어 메이저 대회라는 이미지와 상징성 등이 LG전자의 기업 이미지 그리고 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와 잘 맞아 이 대회를 통해 프랑스는 물론 유럽 시장에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고 제품을 홍보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스타에 대한 후원이나 대회 스폰서는 일종의 투자다. LG전자는 마케팅하고자 하는 제품이나 브랜드가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는 등 엄격한 내부기준에 따라 후원 대상을 정한다. 미국 기준으로 골프방송 시청 인구의 60% 이상이 대졸 이상 학력(이하 2017년 기준)을 갖췄고 평균 소득도 약 8만달러에 달해 고가의 LG시그니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해 골프 후원에 나섰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이번 에비앙 대회에 체험존과 부스에는 종일 인파로 북적였다. ‘LG 시그니처 체험존’에서 올레드 TV, 냉장고, 세탁기, 가습공기청정기, 와인셀러 등을 체험하는 갤러리의 발길이 이어졌다. LG전자는 골프장 내 VIP를 위한 공간에 와인셀러를 전시해 고객들이 와인셀러에서 최적의 온도로 보관된 와인을 맛볼 수 있도록 했다. 몇몇 고객은 시그니처 제품을 구매를 문의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나 마케팅센터 책임은 “해마다 부스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고 제품에 대한 구매 문의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후원 금액을 밝힐 수 없지만,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에비앙에는 LG전자외에 골프존과 볼빅 등 스포츠 업체도 프리미엄 마케팅을 위해 참석했다. 스크린 골프로 세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골프존은 이 대회를 통해 유럽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에비앙 챔피언십에 부스를 설치하고 홍보에 나선 골프존은 스크린 골프에 익숙하지 않은 유럽의 골퍼들에게 스크린 골프의 매력과 또 다른 재미를 전파하고 있다. 유럽에선 아직 스크린 골프 시장이 대중화되지 않았다. 골프존은 영국에만 지사를 개설하고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에비앙 챔피언십에는 대회기간 약 4만명의 갤러리가 몰리는 덕분에 스크린골프를 직접 체험하게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에비앙 챔피언십을 선택한 골프존의 홍보와 마케팅 효과도 조금씩 반응이 좋아지고 있다. 에비앙 챔피언십의 공식 호텔 가운데 하나인 로열 호텔은 지난해부터 골프존의 스크린 골프를 설치해 두고 고객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대회 기간에는 호텔에 머물거나 에비앙 챔피언십 조직위원회에서 초청한 VIP 고객만을 위한 스크린 골프대회도 진행하고 있다. 김화진 골프존 글로벌사업부 과장은 “지난해 처음 부스를 설치했을 때는 낯설어하는 갤러리가 많았지만, 올해는 제품의 구매 의사를 밝히는 갤러리가 있을 정도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며 “에비앙 챔피언십을 통한 마케팅이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국산 골프볼을 대표하는 볼빅은 다양한 종류의 컬러볼과 액세서리 등을 전시했다. 빨강·파랑·초록 등 알록달록한 컬러볼을 본 갤러리들은 화려한 컬러에 ‘예쁘다’는 반응과 함께 광택이 없는 컬러볼을 보고는 신기한 듯 만지기도 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인기가 있는 건 에비앙 챔피언십의 로고가 새겨진 기념 골프볼이었다. 볼빅은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에비앙 챔피언십을 기념하며 대회 로고와 숫자 ‘25’가 새겨진 기념 골프볼을 특별히 제작했다. 대회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만큼 수집가들에게 더 큰 인기를 보였다. 볼빅은 5년 전부터 에비앙 챔피언십과 파트너십을 맺고 로고볼을 독점 판매하고 있다. 올해는 10가지 제품의 다양한 기념 골프볼을 제작했다. 문경안 볼빅 회장은 대회 기간 부스를 찾아 갤러리에게 선보일 제품을 꼼꼼하게 살피는 등 애정을 보였다. 문 회장은 “매년 올 때마다 볼빅의 컬러볼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색상의 컬러볼을 골라 플레이하는 재미를 느낀 골퍼들이 늘어나면서 볼빅의 골프볼을 좋아하는 마니아층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볼빅 프랑스 총판의 아르노드 대표는 “2~3년 전에 비하면 프랑스 현지 골퍼들의 컬러볼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며 “볼빅의 화려하면서도 뛰어난 색감의 컬러볼의 고품질과 기술력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대회 기간 약 4만 명의 갤러리가 몰리고,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전역과 미국 등 북미, 한국 등 아시아 등에 생중계됐다. 에비앙은 여자골프의 다른 대회와 달리 협회에서 주관하는 게 아니라 일반 기업이 주최해 메이저 대회로 발돋움했다. 25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개최돼 LPGA 투어 대회 가운데서도 가장 성공한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올해 이 대회를 후원하고 있는 기업은 롤렉스(시계)와 르노(자동차), 아메리칸익스프레스(신용카드), 폴로(의류), 엑센츄어(금융), 몽블랑(잡화) 등 24개에 이른다.

에비앙 챔피언십 갤러리 플라자에서 판매 중인 볼빅의 기념 로고볼. (사진=볼빅)
여성 골퍼가 에비앙 챔피언십 갤러리 플라자에 마련된 골프존 스크린 골프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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