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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뮤지션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밥 딜런은 지난 2010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불친절함이 느껴질 정도로 말을 툭툭 내뱉는 듯한 창법, 거친 음색은 여전했다. 무슨 노래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편곡도 원곡과 확연히 달랐다. 그런 밥 딜런의 공연이 관객들에게 낯설게만 다가가지 않은 것은 세션들의 연주 덕분이었다.
드럼과 기타, 베이스 등의 연주자들은 일관된 창법으로 인해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는 밥 딜런의 공연에 다양한 컬러와 매력을 부여했다. 세션들의 연주는 한국에서 열리는 밥 딜런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공연에 관객들이 마음껏 환호할 수 있게 해줬다.
관객들은 한곡이 끝나고 무대의 조명이 꺼질 때마다 환호를 보내며 노(老) 가수의 열정에 환호를 보냈다. 앙코르 곡인 ‘블로잉 인 더 윈드’를 비롯해 익숙한 노래에 보내는 열광이 아니더라도 끊임없는 호응으로 무대 위 밥 딜런과 세션들의 흥을 돋웠다.
그런 공연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준 것은 공연장이었다. 이날 공연이 열린 체조경기장은 기존 1만명 이상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 실내 공연장이었다. K팝 공연장을 목표로 진행된 리모델링을 최근 마무리하고 언론에 오픈된 첫번째 공연이 밥 딜런의 공연이었다. 소리의 굴절 등에 따른 울림이 없이 깨끗한 사운드는 향후 이 장소에서 열릴 공연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