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세리는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의 기적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IMF 외환위기에 시름하던 국민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했다. 20년이 흘러 정현의 경기를 본 그는 “가슴이 찡했다”며 “정현 선수가 한국 테니스의 새 역사를 쓰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며 박수를 보냈다. (사진=KL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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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가슴이 찡했고 20년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원조 골프여왕’ 박세리(42)가 한국 테니스의 새 역사를 쓴 정현(22)의 감동 드라마를 보며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TV로 경기를 봤고 옛 생각이 떠올랐다.”면서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 너무도 자랑스럽고 든든하다”고 정현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냈다. 이어 그는 “경기를 보면서 1998년 모든 국민이 저의 US여자오픈 경기를 보면서 ‘이런 감정이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래서 더 크게 응원하게 됐다”고 잠시 옛 생각에 젖었다.
박세리는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의 기적’을 일으키며 온 국민에서 희망과 감동을 선사한 주인공이다. 당시 박세리의 투혼은 IMF 외환위기에 빠져 있던 국민에게 기쁨을 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박세리가 보여준 스포츠의 위대한 힘은 후배들에게 전달됐고 10년 뒤 한국의 여자골프가 세계 최강이 되는 밑거름이 됐다.
20년이 흐른 2018년 1월 26일.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 오픈에서 그 때의 감동이 다시 재현됐다. 정현은 비인기종목이라는 설움을 딛고 세계의 강호들을 연파했다. 32강전에서 세계랭킹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를 꺾었고, 16강전에서는 전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압도하면서 한국 테니스의 새 역사를 썼다.
정현의 감동은 계속됐다. 하나 된 국민의 응원까지 더해지면서 한국 남자 테니스 사상 그랜드슬램 첫 4강 진출이라는 쾌거로 이어졌다. 8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미국)을 가볍게 제압하고 결승 목전에서 세계 최강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마주했다.
정현의 기적을 가로막은 건 뜻밖의 부상이었다. 페더러를 상대한 정현은 2세트 경기 도중 발바닥 물집이 터지고 찢어지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기권했다. 하지만 국민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나섰던 정현의 투혼을 보며 더 뜨거운 흥분과 감동을 받았다.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세리는 이후 20년이 넘도록 여자골프의 선구자로 국위선양의 맨 앞에 서 있었다. 그 책임감의 무게는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그런 마음을 잘 알기에 정현에게 보내는 응원에는 진심이 가득 담겼다. 박세리는 “대한민국 테니스 선배들이 하고자 했던 미래를 정현 선수가 이뤄냈고 선구자가 됐다”면서 “정현 선수가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 만들어 나갈 수 있음을 믿고 꼭 그렇게 되기를 응원한다. 정현 선수에게 ‘멋지다’라는 말과 함께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응원했다.
| 박세리는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의 기적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IMF 외환위기에 시름하던 국민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했다. 박세리가 2016년 국내에서 치른 은퇴 경기에서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KL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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