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코스모폴리탄 에디터 출신으로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셀럽들의 수많은 화보촬영을 진행했던 그는 입장이 바뀌어 직접 피사체가 된 소감을 묻자 “흥미로운 경험”이라는 말로 설렘을 드러냈다.
촬영이 끝난 뒤 이어진 인터뷰에서 곽정은은 능숙하게 자신의 말을 이어나갔다. 있어보이는 말, 멋드러진 말을 꾸며내기 위한 주저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사회적 통찰이 말 한마디 한마디에 엿보였다. ‘나’가 아닌 ‘우리’에, ‘여성’이 아닌 ‘모두’에 대해 이야기하던 곽정은.
궁금했던 근황을 묻자 “지난 3년간 안 가본 데가 없을 정도다. 전국 방방곳곳의 수많은 대학과 기업 강연을 하러 하루 1000km씩 뛴 날도 있을 정도”라는 말로 바삐 지내온 근황을 알려왔다.
그녀의 SNS 대문에 적혀있는 ‘잡지 만들다 그만두고 잡지처럼 사는 중’이라는 말이 인상적이라는 말을 건네자 “2001년 처음 잡지사에 입사해 13년간을 정말 몸이 축나는지도 모르고 열심히 일했다. 그러다 2009년 처음으로 내 이름을 건 책을 출판했는데 이후 방송에서 콜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내 삶에 또 다른 기회가 주어졌다”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한겨레에 ‘곽정은의 이토록 불편한 사랑’이라는 칼럼을 연재 중인 그는 “20대 때 했던 많은 연애들이 지금 내가 하는 이야기의 자양분이 되었다”고 밝히며 “나는 연애를 잘하던 사람이 아니다. 내 연애의 절반은 실패였고 내 인생은 오답노트로 꾸려져있다”고 말했다.
방송에서 거침없는 입담으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던 그는 자신이 했던 백 마디 중 한마디에 초점을 맞춰 비난을 할 때는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고. 그러나 “솔직히 버거울 때도 있고 많이 힘들었지만 나 역시도 내 목소리를 낼 자유가 있듯 그들에게도 취사선택이나 비난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내가 이야기하는 내용에 대한 비난이라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지만 화법에 대해 비판하는 건 그래도 조금 속상하다”는 속내를 비쳤다.
실제로는 여릴 것 같다는 말을 건네자 “사실 눈물도 웃음도 정도 많은 사람”이라는 말로 약간의 미소와 함께 짧게 답하던 곽정은은 “특히 나를 굉장히 자유분방할 거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나는 실제 연애할 때 굉장히 상대에게 지극정성인 타입”이라 답하기도.
넌지시 결혼에 대한 생각을 묻자 “몇 살에는 짝이 있어야 하고 몇 살 정도엔 결혼을 해야 한다는 풍조가 만연한 한국 사회의 분위기에 이끌려 결혼을 결정하면 후회하기 쉽다”고 조언하며 “나 역시 같은 경험을 했던 사람으로서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말자는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인터뷰 도중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것을 ‘기울어진 운동장’에 비유하던 곽정은은 “아무리 똑같이 뭔가를 해도 기울어져 있는 땅 위에서 평등하게 내가 원하고 노력하는 만큼 능력을 발휘하기가 힘든 건 분명 사실”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나는 이것을 여성만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다. 남녀 모두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꿈꾸자는 것”이라면서 “힘든 것도 같이, 좋은 것도 같이 하면서 나아가 남자와 여자, 강자와 약자, 다수와 소수의 차별 없이 모두가 다양성을 존중받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남을 참견하기는 좋아하면서 남의 의견을 닫는 귀는 닫혀있지 않나. 개개인 모두가 저마다의 입장이 있고 견해가 있는 건데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알리는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서 다양한 목소리가 존중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길 염원한다”고 이야기하며 “누구는 소외되고 배제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고 지켜주는 것. 그리고 그러한 변화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곽정은은 이상민과 김새롬, 스타일리스트 김우리 등이 속해있는 소속사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체결, 앞으로 더욱 활발한 활동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