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67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칸의 팔레 데 페스티벌 전경.(사진=강민정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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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사람이 몰리면 그림자가 생긴다. 그림자 안에선 대게 사건이 벌어진다. 수천 명이 몰리는 ‘칸의 5월’도 마찬가지다.
매년 5월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열리는 칸 국제영화제 기간, 암표를 팔고 사는 이들로 칸의 ‘지하 경제’가 활기를 띤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블랙 마켓’에서 거래되는 티겟 값은 어마어마하게 왜곡돼 있다는 게 영화계의 주된 시선이다. 부산국제영화제나 하다못해 인기 아이돌가수의 콘서트까지, 한번쯤 북적이는 그곳 현장을 체험해본 사람이라면 ‘암표가 비싸봐야 얼마나 비싸려나’ 싶을 수 있다. 하지만 칸 국제영화제는 스케일이 다르다.
경쟁부문에 진출한 미국 영화 ‘더 홈즈맨(The Homesman)’을 예로 들어보자. 18일 프리미어 상영된 ‘더 홈즈맨’의 암표 가격은 2000유로였다. 약 2700달러, 380만원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이러한 가격은 약과다. 더 좋은 자리값은 5000유로까지 치솟는다. 약 6800달러, 700만원을 넘긴다.
| 제67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칸의 팔레 데 페스티벌 옆 르미에르 극장에는 아침 일찍부터 영화를 보기위해 줄을 서는 일반 관객들로 붐빈다.(사진=강민정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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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이 있어도 수요가 없으면 그만. 하지만 ‘암표 경제학’은 늘 통한다. 그도 그럴 것이 칸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작품은 ‘아무나’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사전 예매 기간 내에 350유로 짜리 ‘뱃지’를 구매한 부지런한 관객들에 한한다. 또한 영화와 특별한 관계에 있는 ‘인비테이션’ 자격을 갖춘 사람들에 한한다. 전자와 후자 어디에도 해당 사항은 없지만 얼마든지 돈을 내고 볼 의향이 있는 영화 팬들에겐 ‘블랙 마켓’이 유일한 방법이 없다. 암표를 파는 이들은 미리 사둔 뱃지 혹은 인비테이션 인맥 등을 활용해 대신 티켓을 구해주는 값으로 최대 15배를 더 받는 셈이다.
이러한 과정은 합법적으로 비춰지지 않는다. 외신 할리우드리포트가 영국 런던의 한 공급업체와 시도한 인터뷰에선 ‘합법적으로 티켓을 구매한다’, ‘이 티켓으로 영화를 관람하는데 문제된적이 단한번도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인터뷰에 따르면 이들은 11년째 이 일을 해오고 있다. 100%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티켓만을 산다. 현재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주연한 영화 ‘더 로버(The Rover)’의 표도 3장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칸 영화제 측에선 이러한 경제 활동을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지하경제를 원천봉쇄하려는 노력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대처할 뾰족한 수가 없는 분위기다. 영화제를 감독하는 한 관계자는 할리우드리포트에 “‘블랙 마켓’을 원천 봉쇄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하지만 법으로 엄격하게 제한된 행위다”고 밝혔다.
| 배우들의 레드카펫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많은 카메라, 방송 취재 기자들이 프랑스 칸의 팔레 데 페스티벌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사진=강민정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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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국제영화제는 올해 14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한국 영화로는 배우 류승룡 주연의 영화 ‘표적’이 미드나잇 스크리닝, 배우 김새론 배두나 송새벽 주연의 영화 ‘도희야’가 주목할 만한 시선, 배우 이선균 조진웅 주연의 ‘끝까지 간다’가 감독주간에 출품됐다. 경쟁부문 진출작은 없다. 배우 송혜교가 오우삼 감독의 중국 영화 ‘태평륜’을 들고 칸을 찾았으며 전도연이 한국 배우 최초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활발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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