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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샤벳, 에이핑크, 치치, 라니아, 브레이브걸스, 스윙클, 리더스, 오션걸스, 벨라, 스피넬, 아이니, 아이투아이, 에이요, 블레이디, 카카오걸, 와인홀비너스, 파이브돌스, 코인잭슨, 피기돌스, 아이셔, 스완비, 스텔라, 쇼콜라, 라지, 비비안, 스윙걸즈, 마스코트, 소울시스터, 엘리자베스, 비투레이디, 에이프릴키스, 클리나.
2011년 한 해 동안 데뷔한 걸그룹 명단이다. 한 워터파크의 얼굴마담 격인 오션월드와 프로젝트팀 카카오걸을 제외하면 30팀이다. 씨스타, 미쓰에이, 걸스데이, 나인뮤지스, 미지, 오로라, 송크라이걸스, 지피베이직, 비돌스, 초콜릿, 브이엔티, 제이제이, 휫걸즈, 디헤븐 등 14개 팀이 데뷔한 2010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들 중 아는 팀이 다섯 손가락 이상이라면 당신은 `대단한` K팝 팬이다. 실제로 매년 수십 개 씩 등장하는 걸그룹 중 꾸준히 활동하는 팀은 4~5개에 불과하다. 지난해 각종 시상식서 신인상을 받은 달샤벳과 에이핑크를 필두로 해외 활동에 나서거나 준비 중인 라니아, 브레이브걸스, 치치 정도다. 투애니원, 티아라, 시크릿 등 걸출한 걸그룹이 다수 배출된 2009년 이후 씨스타와 미쓰에이 외 소위 `대박`이라 칭할 팀이 없다.
신인이 단숨에 대중의 인기를 얻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노래가 아무리 좋아도 인지도가 낮으면 무대에 서기조차 쉽지 않다. 각 방송사 음악 순위 프로그램을 비롯해 페스티벌 등 시장은 그대로인데 출연할 가수는 많아졌다. 공급 과잉인 셈이다.
문제는 이들의 인기 유무가 아니다. 지난해 데뷔한 30팀 중 1년도 되지 않아 멤버가 대폭 교체됐거나 사실상 해체 지경에 이른 팀이 다수다. 한때 유행했다가 사라진 놀이나 인물을 풍자한 개그 코너 `위대한 유산`의 개그맨 황현희의 유행어가 아니더라도 "다 어디 갔어. 이거"라는 소리가 나올 만하다.
달샤벳 소속사 이주원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눈먼 투자자의 돈으로 `일단 만들고 보자`고 덤벼든 이들이 있다"며 "이러한 제작자는 결국 `나 몰라라`하는 식으로 끝을 맺는 일이 많아 멤버들은 물론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이어 "아이돌 그룹은 장기적인 안목과 자본력, 체계적인 트레이닝과 멤버들의 개성, 회사의 뛰어난 기획력과 지원, 이 모든 것들이 뒷받침 돼야 성공할 수 있다"며 "믿을만한 경력의 음반 제작자인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