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방은 독일 전지훈련에서 한국에 돌아온 지 이틀 만인 15일 다시 하얼빈에 도착했다. 도착한 뒤엔 단 한 시간도 개인 자유시간이 없었다. 입김이 바로 얼어 버리는 듯한 섭씨 영하 20도의 추위와 강풍에 야외 조깅은 꿈도 꾸지 못했다. 18일부터는 하루 세번의 점프 연습 이외에는 매일 오전·오후 1시간30분의 체력훈련을 체육관에서 하며 컨디션 조절을 했다. 네명뿐인 대표팀 중 한명이라도 감기에 걸리면 단체전은 '물 건너가기' 때문이다.
튀김, 볶음 등 선수촌에서 제공되는 기름진 중국 음식도 문제이다. 국내에서 인기는 없어도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세번(2001, 2003, 2007년)이나 출전한 경험이 있는 이들답게 공항 면세점에서 한국 음식만 30만원어치가량 사왔다. 고추장, 김치, 김, 장조림…. 선수촌 식당에서 밥만 퍼와 고추장에 비벼먹었다. 그런데 김현기(26) 선수가 배탈이 나 5일간 설사를 하는 바람에 대표팀에 비상이 걸렸다. 의무실에서 설사약 처방을 받고 지금은 많이 나은 상태이다.
김 코치는 "메달을 많이 따는 쇼트트랙은 금메달을 따도 신문에 보도도 잘 되지 않더라"며 "우리도 메달을 땄는데 보도도 안 나오면 섭섭해서 어떻게 하죠"라고 웃으며 말했다.
스키점프 4인방은 태릉선수촌에서 "그쪽 선수들은 뭘 먹고 살아요"라는 소리를 들으며 줄기차게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학도 세번이나 입학했다. "바람을 타면 독수리가 된 기분"이라는 스키점프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국내에서도 스키점프가 '쨍' 하고 뜨는 날을 기다리기 때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