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시리아전서 나타난 한계와 가능성

  • 등록 2009-02-02 오전 2:00:39

    수정 2009-02-02 오전 2:08:53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새해 첫 A 매치였던 시리아전은 ‘허정무호’의 한계와 가능성이 동시에 드러난 한판이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35분 상대 자책골로 선제골을 뽑았지만 인저리 타임에 동점골을 허용, 1-1로 비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2위인 한국으로선 105위에 불과한 시리아를 깔끔하게 이기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다. 특히 전반, 단조로운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이어지는 답답한 전술과 후반, 골 결정력 부족 및 순간적인 집중력 상실 등의 문제점은 지난 달 10일부터 전지훈련을 실시했음에도 불구, ‘허정무호’가 여전히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도르트문트) 박주영(AS 모나코) 등 공수의 핵이 빠질 경우 경기력이 크게 떨어지는 한계도 노출했다. 오는 11일 가질 이란과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4차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예상이 나올만한 대목들이다.

하지만 반드시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도 없었다. 이날 평가전은 이란전을 대비한 모의고사였을 뿐, 승부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더욱이 FIFA 랭킹은 많이 처지지만 시리아는 최근 가진 2011아시안컵 예선에서 중국을 3-2, 레바논을 2-0으로 연파하고 D조 선두를 달리는 등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않고 기록한 1-1 무승부도 크게 불만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특히 후반 측면 돌파와 날카로운 침투패스가 살아나는 등 경기력도 정상을 찾아가는 단계로 평가할 수 있었다.

허정무 감독은 승리보다는 현재 적응 훈련 중인 20명의 선수 가운데 골키퍼 2명과 부상 중인 이청용(서울)을 제외한 17명을 풀가동하고, 전후반 전술을 달리하는 등 옥석고르기와 조직력 강화 및 전술 점검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의도한 성과를 거뒀느냐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 허 감독은 이날 선수들의 등번호도 다른 것을 달고 뛰게 하는 등 전력 노출을 피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4일 바레인과의 평가전도 예정되어 있지만 ‘허정무호’의 진면목은 이란전에서야 나타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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