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 감독 "이승엽이 3,4번타자를 구해줬다"

  • 등록 2008-10-25 오전 7:08:58

    수정 2008-10-25 오전 10:14:27

▲ 이승엽 [뉴시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이승엽이 3번(오가사와라)과 4번(라미레스)을 구했다."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이 이승엽의 결정적 한방을 크게 치켜세웠다. 스포츠 호치 등 일본 언론들은 25일자 인터넷판 기사에서 "이승엽의 홈런이 나오는 순간 하라 감독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올시즌 들어 처음으로 덕아웃으로 귀환하는 이승엽을 안아줬다"고 보도했다.

하라 감독은 "이승엽이 3번과 4번을 구해줬다"는 말로 칭찬을 대신하기도 했다. 이승엽의 홈런이 나온 상황이 그만큼 극적이었다는 뜻이다.

이승엽은 24일 도쿄돔에서 열린 주니치와 클라이막스 시리즈 2차전 6회 2사 2,3루서 역전 스리런 홈런을 때려냈다.

그러나 영광의 주인공은 그가 아닐 수도 있었다. 2-3으로 뒤진 무사 2,3루 찬스가 3번 오가사와라에게, 1사 2,3루가 4번 라미레스에게 차려졌기 때문이다.

전날 경기서 8타점을 합작한 만큼 기대치가 높았다. 하지만 오가사와라는 1루 땅볼, 라미레스는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다음타자 이승엽까지 물러난다면 경기 흐름은 빠르게 주니치 쪽으로 흘러갈 수 있었다. 위기 뒤 찬스는 찬스를 잡았던 팀에겐 반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의 홈런이 더욱 값어치가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포츠 호치는 "베이징 올림픽이나 정규시즌 막판 활약에서 알 수 있듯 이승엽은 정말 큰 무대에 강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이승엽은 "그 상황에서 나까지 물러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각오를 다졌다. 기다렸던 공(포크볼)이 들어와 좋은 타구를 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요미우리는 연장 12회 승부 끝에 5-5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규시즌 우승으로 성적에서 주니치에 앞서는 요미우리(2승1무1패)는 남은 3경기서 1승만 추가해도 재팬시리즈 진출 자격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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