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했던 '추추트레인'의 마지막 인사..."난 야구에 목숨 건 선수":

  • 등록 2024-11-08 오전 12:00:00

    수정 2024-11-08 오전 12:00:00

프로야구 SSG 랜더스 추신수가 7일 오후 인천 연수구 경원재 앰버서더 인천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다시 태어나도 야구를 하겠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15년간 정상급 선수로 이름을 날리고 한국에 돌아와 SSG랜더스의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추추트레인’ 추신수(42)가 화려했던 선수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7일 추신수는 인천 송도에 위치한 한옥호텔 경원재 앰버서더 인천에서 은퇴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시즌을 마치고 오른쪽 팔 수술을 받아 보호대를 한 채 무대에 오른 그는 팀 후배 김광현, 최정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었다.

김광현은 “미국에서 돌아왔을 때 (추)신수 형이 가장 많이 반겨줬다”며 “(추신수) 제2의 인생도 응원하겠다”고 축하했다. 최정은 “대선수이자 대선배인 (추신수) 형과 한팀에서 야구한 것은 행운이자 영광이었다”며 “내가 은퇴할 때도 신수 형이 꽃다발을 주시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추신수는 기자회견에서 “야구선수에서 일반인으로 변신한 전 야구선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미국에 있을 때 밤잠을 설치면서 응원해 준 팬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며 “한국에 돌아와서 기대만큼 성적을 내진 못했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었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추신수는 선수 인생을 돌아보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2022년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꼽았다. 그는 “미국에서도 우승을 간절히 원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경험한 우승은 고생했던 모든 것을 보상받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를 처음 시작한 9살부터 올해 마지막 타석까지 기억을 되짚어봤는데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더라”면서 “내가 사랑한 야구에 대해 24시간을 잘 쓴 것 같다. 점수를 매기기는 그렇지만 저 자신에게 ‘고생했다’, ‘잘 살았다’라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최고의 파이브툴 플레이어’로 불릴 만큼 재능을 타고났다. 정작 본인은 ‘특출난 게 없는 선수’라고 자신을 낮췄다. 그는 “내가 정말로 듣고 싶은 말은 ‘야구에 진심이었다’, ‘야구에 목숨 걸었다’는 얘기다”며 “그런 얘기를 듣는다면 야구 인생을 보상받는 느낌일 것이다”고 털어놓았다.

누구보다 화려한 선수 인생을 보냈지만 끊이지 않았던 부상은 큰 아쉬움이었다. 심지어 은퇴를 앞둔 마지막 시즌도 부상이 떠나지 않았다

추신수는 “돌아보면 매년 부상이 있었다. 재활 시간을 다 합치면 3년이 넘는다고 하더라”면서 “왜 이런 상황이 계속될까 원망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훈장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퇴 후 계획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한국 프로야구를 위해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은 분명히 밝혔다.

추신수는 “일단 아빠 역할을 열심히 할 것이다. 그동안 한국에서 야구하느라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며 “지금은 몸도 마음도 모두 지친 상태다. 휴식기를 갖고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기자회견 말미에 팬들을 향한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시차에도 불구하고 일찍 일어나 내 경기를 보면서 아침을 시작했다는 분들이 많더라. 한 팬으로부터 ‘한국에 돌아와 가까이 볼 수 있게 해줘 감사하다’는 말을 듣고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이제 그라운드는 떠나지만 앞으로 한국 야구를 위해 뭘 할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보겠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 추신수는 200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로 이적한 뒤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성장했다.

2008년 94경기에서 타율 0.309, 14홈런, 66타점의 성적을 거두며 주전으로 도약한 추신수는 2009년과 2010년에 3할 타율, 20홈런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정상급 빅리거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2013년 신시내티 레즈로 이적한 추신수는 그해 12월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간 1억3000만 달러(약 1817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어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텍사스에서 2020년까지 미국 생활을 이어간 추신수는 2021년 고국으로 돌아와 KBO리그 SSG 랜더스에 입단했다. 국내 팬들 앞에서 4시즌을 더 뛰었다. 한국 무대 첫 해 최고령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데 이어 2022년에는 SSG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끌었다.

선수로서 마지막 순간은 지난 1일 KT위즈와 5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이었다. 당시 9회초 대타로 출전해 한 타석을 소화했다. 앞서 전날인 지난달 30일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 키움히어로즈와 홈 경기에도 8회말 대타로 나와 홈 팬들에게 마지막 추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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