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 분)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 분)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쌍천만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의 김용화 감독이 처음 도전한 우주 프로젝트이자, 국내 최초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작품으로 일찍이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전작 ‘신과함께’에서 호흡을 맞춘 도경수가 달에 고립된 주인공 ‘황선우’로 분해 김용화 감독과 재회했다. 여기에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 설경구와 김희애의 호흡, 박병은과 최병모, 조한철, 홍승희 등 연기파 신스틸러들로 믿고 보는 캐스팅을 완성해 광활한 우주의 매력을 경험케 할 여름 기대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의 배경은 가까운 미래 2029년. 한국이 처음 대한민국 달 유인탐사선 ‘우리호’를 쏘아올리는 장면으로 오프닝을 연다. 인류 역사상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인이 달에 착륙하려는 역사적 순간, ‘우리호’는 태양 흑점 폭발로 인한 태양풍에 휩쓸린다. 태양풍의 여파로 대한민국 나로우주센터와 우리호의 통신이 단절되고, 이를 해결하려 ‘우리호’에 탑승한 중령과 중위가 선체 외부를 들여다보다 합선 폭발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건 UDT 출신에 물리학을 전공한 2003년생 젊은 대원 황선우(도경수 분) 뿐이다.
대원 전원이 사망했다고 판단한 나로 우주센터는 생존 대원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한다. 그리고 황선우를 구조하기 위해 ‘우리호’의 선체를 처음 개발한 전임 우주센터장 재국을 어렵게 설득시켜 센터에 투입한다. 5년 전 우주센터장으로 근무했던 재국은 ‘우리호’ 이전 최초의 달 탐사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유능한 인물. 하지만 우주선 결함으로 발생한 폭발 사고로 동료들이 전원 사망하면서 프로젝트는 실패로 돌아갔고, 재국은 그 때의 트라우마로 센터를 그만둔 뒤 소백산 천문대로 들어가 두문불출하며 지냈다.
물론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부터 ‘고요의 바다’, ‘택시기사’ 등 우주를 배경으로 다룬 국내 영화나 드라마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더 문’은 국내 영화계가 시도하지 않은 여러 기술적 도전들을 감행, 할리우드와 비교하면 손톱 정도에 불과한 280억 원의 제작비로 광활하고 경이로운 우주의 모습을 실제와 가깝게 정교히 구현했다. 할리우드의 우주 대표작 ‘그래비티’나 ‘마션’, ‘인터스텔라’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수준이다. 영화의 전체 촬영은 물론 VFX, DI 등 모든 후반작업 과정에서 4K 초고화질을 고집했다. 제작비와 인건비 상승 문제로 국내 작품을 풀 4K로 만드는 경우 자체가 드문 것을 감안하면 지극히 이례적인 모험이다. 국내 영화계 최초로 음향 기술에 돌비 애트모스를 적용하는 등 시각, 청각 모든 면에서 혁명적 시도를 단행했다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우들의 움직임, 그림자까지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을 활용한 덕분에 영화를 보는 내내 실제 우주선 안에서 달의 표면을 관찰하는 듯한 실재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달에서 미션을 수행하던 황선우가 유성우 공격을 피해 우주선으로 돌진하는 액션 시퀀스는 이 영화를 꼭 큰 스크린에서 감상해야 할 백미다.
아쉬운 건 고루했던 일부 캐릭터의 조명 방식, 중간중간 몰입을 깨는 신파 전개다. 이런 코드를 즐기지 않는 관객들 입장에선 초반부터 훅 들이닥치는 신파와 후반으로 갈수록 더 강해지는 눈물 짜내기식 전개가 반갑지 않을 수 있다. 메인 OST로 등장하는 명곡 ‘Fly Me to the Moon’도 영화의 색깔을 표현하는데 일조했더라도, 결코 세련됐다고 볼 수는 없던 선택이다.
129분. 8월 2일 개봉.